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배우 박지훈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천만 배우 타이틀과 백상예술대상 2관왕을 거머쥔 데 이어 차기작 ‘취사병 전설이 되다’까지 초반 흥행에 성공하며 그야말로 ‘될놈될(될 사람은 된다)’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지훈은 올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배우 인생의 결정적 전환점을 맞았다. 조선의 왕 단종을 재해석한 이 작품에서 그는 비극적인 운명을 지닌 왕의 고독과 불안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절제된 감정 연기와 흔들리는 눈빛만으로도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힘이 인상적이었다. 소년미와 왕의 비애를 동시에 품어낸 박지훈의 연기는 그야말로 인생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결국 ‘왕과 사는 남자’는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박지훈 역시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 남자 신인연기상과 인기상까지 품에 안으며 단숨에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처럼 보통 강렬한 사극 캐릭터를 남긴 배우들은 한동안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박지훈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차기작인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통해 생활밀착형 코미디 장르로 방향을 틀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군대 취사병으로 배치된 강성재(박지훈 분)가 예상치 못한 요리 재능으로 부대의 전설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성장 드라마다. 박지훈은 극 중 어딘가 어설프지만 특유의 눈치와 생활력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취사병 강성재 역을 맡았다.
초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첫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취사병 전설이 되다’ 2회 만에 전국 가구 기준 평균 6.2%, 최고 7.6%,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6.7%, 최고 7.9%로 상승세를 보였다. (닐슨코리아 기준)
실제로 작품 속 박지훈은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 흔적을 완벽하게 지워냈다. 잔뜩 긴장한 채 감자 껍질을 깎다가 사고를 치고, 선임 눈치를 보며 허둥대는 모습은 현실 군 생활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특유의 생활 코미디 감각을 만들어낸다.

특히 그동안 박지훈이 쌓아온 소년미가 이번 작품에서는 코미디 장치로 자연스럽게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억울한 표정이나 잔뜩 겁먹은 눈빛조차 웃음 포인트가 되며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업계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한 작품의 성공이 아닌, 서로 다른 장르에서 연속으로 존재감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배우 박지훈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충무로와 방송가에서는 이미 차세대 청춘 배우 라인업 가운데 박지훈을 가장 안정적인 카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박지훈의 가장 큰 강점은 ‘변화’다. 매 작품 비슷한 얼굴을 반복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조금씩 깨뜨리며 새로운 결을 만들어간다. ‘왕과 사는 남자’에서 처연한 왕의 얼굴을 보여줬다면,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는 생활감 넘치는 청춘의 얼굴로 돌아왔다.
천만 영화에 이어 드라마 흥행까지 박지훈은 지금 가장 좋은 흐름 위에 올라탔다. 그 흐름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해내는 힘에서 비롯됐다.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에서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강성재까지, 박지훈은 또 한 번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내고 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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