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이기혁(강원FC)의 깜짝 승선만큼이나 극적으로 북중미행에 성공한 건 지난해 K리그1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이동경(울산HD)이다. 그 역시 막판 뒤집기로 볼 만하다.
이동경은 16일 서울 종로구의 광화문 KT 웨스트 빌딩 온마당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식에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K리그1에서 13골12도움으로 MVP를 수상했고 9월 축구대표팀의 미국 원정 2연전(미국·멕시코)에서 골맛을 보는 등 맹활약하면서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게다가 홍 감독이 과거 울산 사령탑 시절 중용한 적이 있어 K리거 공격수 중 가장 신임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시즌 들어 종아리 부상 등으로 고전, 컨디션이 지난해와 비교해서 떨어졌다.
최종 명단 발표를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였던 지난 3월 유럽 원정 2연전 명단에서 제외된 적이 있다.
이동경도 초조했다. 최근 부상을 털고 그라운드에 돌아왔지만 100% 기량을 보이기엔 어려움이 따랐다. 전성기 나이에 월드컵을 향한 꿈이 간절했지만 그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 마음 고생이 컸다.
그사이 지인에게 어려운 마음을 털어놓은 그는 새롭게 마음을 다잡았다. 월드컵 본선행을 떠나 팀을 먼저 생각하고 ‘내려놓는 마음’을 다짐했다. 심리적인 변화는 큰 효력을 봤다. 지난 10일 부천FC 1995와 13라운드(1-0 승), 13일 제주SK와 14라운드(2-1 승)에서 연속 골을 터뜨리며 부활 날갯짓을 했다. 특히 제주전에서는 장기인 송곳 같은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달 들어 리그 4~5호 골을 몰아쳤다.
이번 월드컵은 멕시코 고지대에서 1,2차전을 치르는 등 어느 때보다 주력 요원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시즌 막바지인 유럽파 중 애매한 몸 상태를 둔 2선 자원보다 ‘시즌 중’인 K리거 중 좋은 감각을 지닌 공격수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홍 감독은 고심 끝에 이동경을 선택했을 것으로 보인다. 공격진 자원 중 K리거는 그가 유일하다.
결과적으로 이동경 스스로 희미해진 월드컵 본선행 꿈을 이뤄냈다. 울산에서는 그와 더불어 골키퍼 조현우가 예상대로 최종 26인에 포함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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