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이번시즌 K리거 중 최고의 주가를 뽐내는 이기혁(26)이 마침내 강원FC 소속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그야말로 극적인 승선, 막판 뒤집기다. 이기혁은 16일 서울 종로구의 광화문 KT 웨스트 빌딩 온마당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식에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기혁은 최종 명단 발표를 앞두고 ‘깜짝 승선’의 유력 후보로 꼽혔다. 현실로 이뤄질지에 시선이 쏠렸는데 마침내 꿈에 그리던 월드컵 본선 무대를 품게 됐다.

홍 감독은 26명의 최종 명단에서 이기혁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유민(알 샤르자) 김태현(가시마) 이한범(미트윌란)과 중앙 수비 요원으로 발탁했다.

이기혁은 지난 3월 유럽 원정 2연전에 나선 홍명보호에 승선했던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이 부상으로 최근 실전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는 가운데 센터백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이기혁을 센터백으로만 여겨 선택한 게 아니다. 그는 센터백과 레프트백,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스리백을 플랜A로 실험해 온 홍 감독은 당장 이기혁을 왼쪽 스토퍼 등으로 활용하는 것뿐 아니라 대표팀 내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3선에도 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기혁은 실제 강원에서 왼쪽 스토퍼로 뛰면서도 미드필더로 활약한 적이 있다.

이기혁은 2년 전 태극마크를 단 뒤 홍 감독의 부름을 받지는 못했다. 지난 3월에도 대표팀에 가지 못했는데 온전히 K리그1에서의 경기력으로 흐름을 바꿨다.

특히 이기혁은 2년 전 홍 감독으로부터 수비의 안정감에 대한 주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이기혁은 탁월한 왼발 킥을 바탕으로 뛰어난 전술 이해도, 준수한 수비력이 여전히 장점이었으나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다가 큰 실수를 저지를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시즌 최고의 전술가로 거듭난 정경호 감독 지도 아래 빌드업의 시작점 노릇을 하면서도 수비에서 안정감이 돋보인다. 이기혁은 지난 12일 대전하나시티즌과 K리그1 경기 직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2년 전과 달라졌다. 생각도 많이 고쳐 수비적인 안정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단점도 많이 보완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홍 감독께서도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시면 좋겠다. 잘 생각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라며 적극적으로 어필한 적이 있다.

홍 감독도 이기혁의 이런 진심 어린 노력과 발전 과정을 지켜봤다. 대표팀 내 코치진도 이기혁만큼은 본선에서 수비진에 커다란 힘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역사적으로 ‘폼 좋은 K리거’는 여름에 열리는 월드컵 때 제 구실을 했다.

A매치를 단 1경기만 뛴 부족한 경험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현재 경기력과 자신감이라면 충분히 김민재의 파트너로 뛸 만하다. 월드컵 사전 캠프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최종 평가전 2연전(트리니다드토바고·엘살바도르)에서 본선 경쟁력을 평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혁이 강원 출신 첫 월드컵 대표를 넘어 주전까지 도약해 본선 무대를 누빌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