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매체 등 한계를 허용하지 않는 에너자이저

연기 잘하는 배우보다 꿈의 소유자가 더 중요

많은 이가 부르는 ‘호이’, 국어사전 정식 등록 노린다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뮤지컬 배우 김호영(43)의 이름 앞에는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상대를 압도하는 텐션으로 긍정 에너지를 전파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무대에서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천의 얼굴’ ‘육각형 배우’ ‘천생(天生) 배우’ ‘뮤지컬계의 5툴 플레이어’ 등으로 불린다.

김호영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정도로 활동 범위가 넓다. 뮤지컬은 물론 연극, 영화·드라마·예능, 도서·음반·유튜브, TV홈쇼핑까지 다채로운 무대에 선다.

그를 소개할 때 ‘팔색조 매력’을 빼놓을 수 없다. 어느 특정 장르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전 분야에서 ‘모조리 다 씹어먹는 끼’로 해당 구역의 주인공이다.

그의 활발한 활동은 공연장 밖에서도 이어진다. 언제 쉬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그런데도 체력 고갈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그의 유행어 “끌어올려”처럼 지칠 줄 모르는 에너자이저 모드를 지킨다.

김호영만의 독보적인 캐릭터 완성 비결은 연출의 시선이다. 김호영은 “작품에서 내 배역만 보지 않는다. 인물을 좀 더 살리기 위한 장면에서 테크닉을 사용한다. 무대에서 뭔가 만들 수 있는 것은 재미있기 때문이다. 단, ‘낄낄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 완급 조절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무대에서는 더욱 높게 텐션을 끌어올린다. 현재 출연 중인 뮤지컬 ‘렘피카’에서 1인 2역을 소화한다. 어느 정도로 완벽하면, 1막 초반 수용소장으로 등장했을 때 김호영의 어머니는 “태(態)가 우리 아들인데, 아들 목소리가 아니다”라며 착각한 일화도 있다. 그의 술 취한 연기를 본 친동생은 “술 한 모금 못 하는하는 형인데, 외국인을 섞은 전형적인 꼰대”라고 표현했다고. 지인들은 “성대를 갈아 끼웠다”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극 중 가장 많은 심리적 변화를 겪는 ‘마리네티’의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장면마다 의도적으로 헤어스타일을 바꿔 “무대 뒤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 무대 위 카타르시스 폭발…한계 ‘극복’한 ‘호이스러운’

공연 자체가 재밌다는 김호영은 “무대에 섰을 때의 카타르시스는 홈쇼핑에서 완판됐을 때와 다른 카타르시스가 있다.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에 잠 못 잘 것 같은 짜릿함이다. 이게 바로 라이브 공연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활동 중 인위적인 계산 접근법을 철저하게 피한다. “무조건 재밌게 하자”라는 주의인 김호영은 “결과가 어찌 되든 적어도 우리끼리 재밌게 하면 괜찮다. 하지만 이 재미는 단순한 개그에서 오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며 “힘들고 신경 쓸 일이 생겨도 어떻게 쉽게만 갈 수 있겠는가. 어려워야 더 재밌다”라고 전했다.

뮤지컬은 종합예술로 불린다. 무대, 음악, 퍼포먼스 등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받아들이는 감동이 다르기 때문에 예술적 가치를 높인다. 김호영은 이러한 매력이 도파민을 자극한다고 했다. 그는 “공연 후 지쳐서 빨리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보다 한 번 더 무대를 할 수 있을 것 같이 신명 난다”라며 “인생에서 ‘신명’이라는 단어를 적합하게 쓸 일이 없을 것 같은데, 힘든 운동 후 개운한 느낌처럼 신나는 작품이 아니어도 무대 위에서 무언가가 나를 신명 나게 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호영은 직업상 목표에 대해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니다. 꿈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반드시 목적지에 도달해야만 성공과 꿈을 이뤘다고 하지 않는다. 내가 가진 원동력으로 삼으면 다른 분야에서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라고 긍정 마인드를 전파했다.

뮤지컬 ‘킹키부츠’와 ‘렘피카’에서 동행 중인 한 감독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김호영의 10년 전후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스태프다. 김호영은 “지난주 ‘킹키부츠’ 쫑파티에서 감독님이 나는 끼와 재능이 넘쳐 무대에서 잘 구현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더라. 그런데 ‘렘피카’의 ‘마리네티’를 보면서 다른 단어가 떠올랐다고 했다. 그것은 ‘극복’이다. 생각지도 않은 단어여서 뭉클하면서도 감사했다”라며 회상했다.

그는 “어떤 수식어가 붙을지 기대하면서 사는 사람인 것 같다. 많은 이가 나를 ‘호이’라고 부른다. ‘호이스러운’ ‘호이스럽다’처럼 명사, 형용사, 동사로 쓰이길 바란다. 지금은 ‘호이스럽다’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산만하다’ ‘다재다능하다’ ‘화려하다’ ‘컬러풀하다’ ‘도전의 아이콘이었다’ 등 여러 가지 의미를 나타낼 수 있겠지만, 아직 어떻게 쓰일지 모르겠다. 그것을 향해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든 독보적 아우라로 세련된 미장센을 완성하는 김호영을 확인할 수 있는 ‘렘피카’는 오는 6월2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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