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진천=김용일 기자] “나를 뛰어넘는 후배 나오면 기분좋게 은퇴, 이게 한국 양궁 저력.”
2026 현대 양궁 월드컵 2차 대회 출국 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남자 리커브 국가대표 ‘맏형’ 김우진(34·청주시청)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김우진은 지난달 17일 끝난 2026 양궁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에서 2위를 기록, 김제덕(예천군청·1위) 이우석(코오롱·3위)과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겨냥하게 됐다. 이들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3회 연속으로 메이저 국제 대회에 나선다.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현대 양궁 월드컵 2차 대회엔 최종 2차 평가전 4위를 차지한 서민기(국군체육부대)까지 4명이 나선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은 성역 없는 대표 선발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제 경쟁력 확보를 지속했다. 세 번 선발전을 거쳐 종목별 8명 국가대표를 뽑은 이후 두 차례 평가전을 거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주요 대회에 출전할 엔트리를 다시 가린다. ‘국제 대회보다 국내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런 가운데 여자 대표팀과 다르게 남자 대표팀은 김우진을 중심으로 김제덕, 이우석 등이 태극마크를 지속해서 달고 있다. 김우진은 “농담으로 선수촌 내에서 우리에게 ‘불사조’라고 하더라”며 “다른 선수가 못해서 우리가 계속 (국가대표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저 ‘끝까지 하자’는 정신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는 “나부터 선발전을 뛸 때 중간에 ‘아 올해는 힘들겠다’는 상황이 발생해도 무조건 끝까지 집중해서 쏜다. 중간에 포기하면 절대 이 자리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 메이저 대회 준비할 때도 난 결과보다 과정을 충실히 생각한다. 모든 걸 쏟는 과정이 따라야 좋은 결과도 얻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심한 난시에도 불굴의 의지로 ‘양궁의 메시’ 애칭을 얻는 김우진은 2016 리우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 단체전까지 3관왕을 품었다.
파리 대회 직후 은퇴 얘기에 고개를 저은 그는 여전히 도전자의 마음으로 활시위를 당긴다. “내 발로 내려갈 생각은 없다”고 말한 그는 “스스로 마침표를 찍으면 거기까지 (한국 양궁이) 닫히는 것 같다. 이번에 제덕이가 (2차 평가전에서) 나를 넘어 1등한 것처럼 누군가가 나를 완전히 뛰어넘을 때 내려오는 게 한국 양궁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량이 있는 한 대표 선발전에 계속 도전할 것이고, 후배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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