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양평=원성윤 기자]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묵직한 베이스와 날카로운 신시사이저 사운드. 방탄소년단(BTS) 특유의 강렬한 화력을 담은 곡 ‘FYA’의 도입부는 팽팽한 긴장감과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동시에 뿜어낸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비트 위로 온몸을 불사르듯 쏟아내는 그들의 퍼포먼스는, 가속 페달에 발을 얹는 순간 아스팔트를 집어삼킬 듯 울부짖는 영국의 럭셔리 스포츠카와 묘하게 겹친다.

이번에 만난 주인공은 무광 블루 컬러의 차가운 외관 속에 펄펄 끓는 심장을 품은 ‘애스턴마틴 밴티지 로드스터(Aston Martin Vantage Roadster)’다.

◇ 시선을 압도하는 무광의 카리스마와 Z-폴드의 미학

직접 마주한 시승 차량은 매트한 질감의 딥 블루 컬러가 적용돼 차체의 유려한 곡선을 한층 더 관능적으로 살려낸다. 전면부의 거대한 시그니처 그릴과 날렵한 세로형 헤드램프는 도로 위를 지배하려는 맹수처럼 공격적인 인상을 풍기며, 보닛 위로 길게 뻗은 라인은 전통적인 스포츠카의 완벽한 비율을 과시한다.

루프를 열었을 때 비로소 밴티지 로드스터의 진가가 발휘된다. 불과 6.8초. 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Z-폴드 방식의 지붕이 개폐되며 짜릿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하드톱 모델의 우아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구조적 강성을 잃지 않도록 세밀하게 설계돼, 오픈 에어링 상태에서도 차체 밸런스는 흐트러짐이 없다.

◇ 본질에 집중한 기술적 마스터피스

실내로 들어서면 운전자 중심의 직관적이고 스포티한 콕핏이 반긴다. 최고급 소재로 마감된 스티어링 휠을 쥐면 당장이라도 트랙으로 달려나가 타이어를 불태우고 싶은 충동이 인다. 존재의 본질을 파고들듯, 단순히 시각적인 화려함을 좇기보다 기계적 완성도와 달리기 위한 목적 그 자체에 집중한 진정성이 엿보인다.

특히 후면부 하단에 자리 잡은 거대한 카본 파이버 리어 디퓨저와 쿼드 머플러는 이 차가 범상치 않은 성능을 품고 있음을 강렬하게 암시한다. 네 바퀴에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S 5(275/35 ZR21) 타이어가 장착돼 도로를 끈끈하게 움켜쥐며 맹렬한 접지력을 발휘한다.

◇ 665마력의 V8이 연주하는 질주의 멜로디

심장으로는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 665마력, 최대토크 81.6kg.m의 넉넉한 힘은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여과 없이 노면으로 쏟아진다. 고막을 때리는 특유의 풍성하고 날카로운 배기음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박자를 쪼개는 BTS ‘FYA’의 맹렬한 랩핑 및 군무와 완벽하게 맞닿아 있다.

날카로운 보컬과 거친 비트가 불꽃처럼 타오르듯, 밴티지 로드스터 역시 일상에서는 영국 신사처럼 부드럽고 여유롭게 도로를 누비다가도 모드 변경 한 번에 본연의 야성적인 매력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바람을 가르며 질주할 때 귓가에 맴도는 8기통 엔진의 굉음은 그 어떤 댄스곡보다 자극적인 라이브 공연이 된다.

무대를 온전히 장악하며 관객의 심박수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FYA’의 멈추지 않는 에너지처럼, 애스턴마틴 밴티지 로드스터는 가만히 정지해 있는 순간에도 그 역동적인 오라를 숨기지 못한다. 가감 없는 성능과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영국의 마스터피스. 이 뜨거운 질주에 올라탈 준비가 됐는가.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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