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포보다 빛난 상대를 향한 예우… ‘적장’ 김태형도 반한 박정민의 가능성

단독 선두 LG의 여유와 롯데의 ‘아픈 수확’, 잠실벌을 달군 신구 조화

[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지만, 가끔은 기록 너머의 ‘리스펙트’가 더 큰 울림을 준다. 14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와 롯데의 혈투는 단독 선두로 올라선 LG의 저력만큼이나, 상대 팀 신인을 향한 최고 타자 오스틴의 극찬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 ‘0의 침묵’을 깬 오스틴의 수싸움

치리노스가 제구 난조로 고전하고 노시환이 슬럼프로 2군에 내려가는 격변의 리그 상황 속에서, LG의 오스틴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8회말 박정민의 초구를 공략한 것은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상대의 볼 배합을 읽고 변화구를 직감한 베테랑의 노련함이 만든 결과였다. 그의 방망이는 LG를 7년 만의 8연승과 단독 선두라는 고지로 밀어 올렸다.

◇ ‘롯데의 희망’ 박정민, 패배 속에서 얻은 훈장

비록 첫 실점과 패배를 안았지만, 박정민에게는 잊지 못할 밤이 됐다.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부터 “무조건 성공할 투수”라는 보증수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이 시범경기부터 공들여 키운 이 대졸 신인은 ‘안타 왕’ 손아섭이 트레이드되고 ‘에이스’ 안우진이 복귀하는 긴장감 넘치는 리그 흐름 속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공을 뿌렸다.

◇ 강팀의 품격: 상대를 인정할 때 더 빛난다

오스틴이 박정민에게 안긴 첫 실점에 대해 코멘트를 아낀 것은 상대에 대한 최고의 예우였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지만, 좋은 재능을 알아보고 박수를 보낼 줄 아는 여유가 지금의 LG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8연승을 달성한 LG는 이제 독주 체제를 준비한다. 그리고 비록 패했지만 롯데는 박정민이라는 ‘진빼이’ 투수의 성장을 확인했다. 에이스의 귀환과 거물급의 트레이드 소식으로 들썩이는 KBO리그에서, 오스틴과 박정민이 보여준 이 짧은 승부는 2026시즌이 왜 흥미로운지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클라이맥스’였다. white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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