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숏폼이 콘텐츠 시장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방송가에서 시작된 변화는 스포츠와 가요계로 번졌다. 이제는 산업 전반의 흐름을 바꾸는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았다. 짧은 영상은 더는 부가 콘텐츠가 아니다. 팬과 가장 먼저 만나고, 가장 빠르게 반응을 끌어내는 핵심 포맷이 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스포츠다. 틱톡은 2026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KBO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틱톡이 KBO와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팬이 직접 영상을 만들고 공유하는 플랫폼 특성을 앞세워 야구 팬덤을 더 넓게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야구 열기는 이미 수치로도 확인된다. KBO 리그는 2024년 1000만 관중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도 흥행 기대감이 크다. 온라인 반응도 함께 커졌다. 틱톡 내 KBO 해시태그 콘텐츠 수는 전년 대비 131% 증가했고, 조회수는 155% 늘었다. 경기 하이라이트는 물론 응원가, 선수들의 비하인드, 덕아웃 분위기까지 숏폼으로 소비되며 팬들의 참여 폭도 넓어지고 있다.

가요계에서도 숏폼의 파급력은 더욱 선명하다. 그룹 보이넥스트도어는 최근 멤버별 개성을 담은 숏폼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영상들은 퍼포먼스, 보컬, 랩 등 각자의 강점을 압축해 보여줬다. 24일 오전 8시 기준 합산 조회 수는 1627만회를 돌파했다.
멤버들은 짧은 영상 안에서도 또렷한 인상을 남겼다. 리우는 노래에 맞춘 퍼포먼스로 강한 에너지를 드러냈다. 이한은 부드러운 음색을 전했고, 성호는 커버곡을 통해 섬세한 감정 표현을 보여줬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 멤버별 캐릭터와 팀 전체의 음악적 색을 함께 보여준 전략이 통했다. 과거 음악방송 무대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숏폼이 컴백 서사를 넓히고 팬들의 반복 소비를 이끄는 중요한 통로로 떠올랐다.
드라마 시장도 이 흐름에 올라탔다. 숏폼 드라마는 빠른 전개와 세로형 화면, 스마트폰 중심의 시청 환경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넓히고 있다. 쟈니브로스의 ‘해야만 하는 쉐어하우스’는 드라마박스 글로벌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디오리진의 ‘잔혹한 나의 악마’는 공개 3일 만에 북미 인기 순위 3위에 올랐다. ‘나인투식스’와 ‘귀신도 세탁이 되나요?’ 같은 작품도 플랫폼 상위권과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장 성장에 맞춰 OTT와 방송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티빙은 ‘티빙 숏 오리지널’을 론칭해 ‘이웃집 킬러’ ‘나는 최애를 고르는 중입니다’ ‘나, 나 그리고 나’ 등을 선보였다. MBC는 ‘심야괴담회’ 파생 숏폼을 일본 플랫폼에 먼저 공개했다. 숏폼이 더 이상 실험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방송사와 OTT, 제작사가 함께 키우는 새로운 콘텐츠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숏폼이 이처럼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짧은 시간 안에 핵심을 보여줄 수 있고, 스마트폰 기반 소비 방식과도 잘 맞는다. 시청자는 일상 속 자투리 시간에 부담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제작사는 빠르게 반응을 확인하며 다양한 기획을 시도할 수 있다.
가수에게는 신곡과 개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창구가 되고, 스포츠에는 팬 참여형 문화를 키우는 장이 된다. 드라마에는 새로운 서사 형식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숏폼 확산은 콘텐츠 소비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가장 선명한 신호다. 방송계가 먼저 움직였고, 스포츠가 합류했으며, 가요계는 그 가능성을 가장 빠르게 증명하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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