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넷플릭스의 변화는 ‘라이브’에서 시작됐다.
기존 OTT가 녹화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넷플릭스는 실시간을 끌어들였다. 2023년 코미디 쇼 ‘크리스 록: 선택적 분노’로 첫 생중계를 시도한 뒤 스포츠, 공연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방송사가 독점해온 생중계 영역에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진입한 순간이다.
흐름은 빠르게 확장됐다. WWE 중계권 확보, 스포츠 이벤트 도입 등으로 라이브 역량을 키웠다. 다양한 실험도 이어졌다. 초고층 빌딩을 맨몸으로 오르는 ‘스카이스크래이퍼 라이브’처럼 현장성을 극대화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리고 최근 결정적인 장면이 등장했다.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이다.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은 공개 직후 글로벌 차트를 장악했다. 90여 개국 중 70여 개국 이상에서 1위를 기록했다.
라이브는 단순한 이벤트에 그치지 않았다. 생중계 이후에도 다시보기, 클립, SNS 확산으로 이어졌다. 한 번의 공연이 여러 번 소비되는 구조다. 이 지점에서 넷플릭스의 전략이 분명해진다. 실시간으로 모으고, 이후로 확장한다는 방식이다.
흐름은 자연스럽게 ‘예능’으로 이어졌다. 라이브로 모은 시청자를 붙잡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신 캐릭터는 더 중요해졌다. 이야기보다 ‘누가 나오느냐’가 선택 기준이 된다. 넷플릭스는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캐릭터를 중심에 세웠다.
이 방식은 효율적이다. 시청자는 인물에 대한 이해를 별도로 쌓을 필요가 없다. 상황만 바뀌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서진과 나영석 PD를 전면에 배치했다. ‘이서진의 달라달라’는 기존 여행 예능 문법을 유지하면서도, 플랫폼에 맞게 호흡을 조정했다. 계획보다 상황, 미션보다 관계가 앞선다. 시청자는 이야기보다 인물의 결을 따라간다.
지석진을 전면에 내세운 ‘만학도 지씨’도 같은 흐름이다. 교양을 다루지만 무게를 덜었다. 질문은 가볍고, 방식은 유희적이다. 지식을 전달하는 대신 ‘궁금해하는 태도’를 콘텐츠로 만든다. 지석진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친근함이 중심에 놓인다.
여기에 유재석까지 합류한다. ‘유재석 캠프’는 관계 중심 예능의 연장선이다. 출연자 간의 케미를 먼저 설계하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확장은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된다. 라이브로 시선을 끌고, 예능으로 관계를 만들고 클립으로 소비를 이어간다. 하나의 콘텐츠가 끝나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 속도는 기존 방송사와 대비된다. 편성과 광고 구조에 묶인 방송은 변화에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넷플릭스는 실험과 수정이 빠르다. 반응에 따라 확장하고 방향을 바꾼다. 넷플릭스는 그 흐름을 가장 먼저 구조로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구조를 계속 넓히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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