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광주=정다워 기자] “오늘은 최악이었다. 창피하다. 절망적이다.”
광주FC 이정규 감독은 1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3라운드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뒤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세 경기 중 최악이었다. 준비한 게 전혀 나오지 않았다. 감독으로서 운동장에 서 있을 때 창피했다. 지금만 보면 절망적이다”라고 말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슛 횟수에서 3대13으로 크게 밀렸는데도 패배하지 않고 승점을 챙겼다. 게다가 상대는 우승 후보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전북이었다.
광주는 개막 후 세 경기에서 1승 2무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패배 없이 순항하는 흐름이다. 성적만 보면 만족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 감독이 걱정하는 것은 과정, 경기력이다.
광주는 개막전서 한 명이 퇴장당한 제주SK와 무승부를 거뒀다. 승리했어야 하는 경기인데 득점에 실패하며 승점 1을 챙기는 데 그쳤다. 이어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승리하긴 했지만 과정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오심으로 결론한 페널티킥이 주어져 골을 넣었고, 마지막엔 골키퍼 김경민의 선방으로 무승부 위기에서 탈출했다.

전북을 상대로도 고전했다. 경기 전 “맞부딪히겠다”라던 이 감독의 구상은 엇나갔다. 후반 10여분을 제외하면 내내 수세에 몰렸다. 패배해도 이상하지 않은, 오히려 질 가능성이 훨씬 큰 경기였다. 결과는 괜찮지만 승점을 챙기는 과정 자체에는 위험 요소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이 감독은 “결과를 따라가면 묘수를 쓰게 된다. 그런 것보다 과정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 결과와 관계없이 우리 플레이를 하자고 했다. 오늘도 훈련한 게 거의 안 나왔다. 후반 아주 조금 나왔다. 그래서 절망스럽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지금은 시즌 초반이다. 아직 35경기가 남아 있다. 잠깐의 결과보다는 내실을 챙기는 시기다. 이 감독의 분노를 인해할 수 있다. 경기력이 나쁘면 언젠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
이 감독의 표정은 마치 전임 사령탑인 이정효 감독을 연상시킨다. 그 역시 늘 결과보다 과정을 강조했다. 이정효 감독을 3년간 보좌하며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지도자다운 발언으로 볼 만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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