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양평=원성윤 기자] “I‘m creeping in your heart babe / 뒤집고 배어 물고 흔들어 놔”

케이팝 최정상 그룹 엑소(EXO)의 메가 히트곡 ‘몬스터(Monster)’는 고요하고 은밀하게 파고들다 이내 폭발적이고 거친 에너지를 뿜어내는 곡이다. 압도적인 크기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한 BMW XM 레이블(Label)의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이 노래의 도입부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조용하게 숨죽이다가 순식간에 도로를 집어삼킬 듯 돌변하는 이 차는 도로 위의 완벽한 ‘몬스터’다.

전면부를 꽉 채운 커다란 키드니 그릴과 강렬한 붉은색 테두리로 마감된 ‘XM’ 배지, 후면부의 수직형 쿼드 머플러는 이 차가 평범한 SUV가 아님을 시각적으로 선언한다. 실내 역시 카본 파이버 트림과 붉은색 M 버튼이 자리한 스티어링 휠이 운전자의 심박수를 높이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이 거대한 야수를 가장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이 선사하는 치명적인 ‘이중성’이다. 도심 속 꽉 막힌 도로나 이른 아침 주택가에서는 전기 모터만으로 미끄러지듯 고요하게 주행한다. 최신 전기차(EV)가 부럽지 않은 정숙함이다.

하지만 탁 트인 도로에서 가속 페달에 깊게 발을 올려놓으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잠자고 있던 4.4리터 V8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깨어나며 내연기관 특유의 거친 질감과 폭발적인 배기음을 쏟아낸다. 전기차의 세련된 고요함과 고성능 내연기관의 맹렬한 야성미, 이 두 가지 상반된 질감을 운전자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버튼 하나로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은 XM 레이블만이 가진 독보적인 무기다.

다만, 몬스터의 거친 등 위에서 안락함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주행의 스릴을 만끽하고 난 뒤 일상적인 주행으로 돌아오면, 승차감이라는 뚜렷한 단점이 고개를 든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같은 플래그십 럭셔리 SUV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부드러움을 기대했다면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시승 차량에는 금호 윈터크래프트(WS71) 22인치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한 공기압은 네 바퀴 모두 43psi로 다소 높게 세팅되어 있었다. 디스플레이의 셋업 화면에서 서스펜션을 가장 부드러운 ‘컴포트(COMFORT)’로 맞췄음에도 노면의 자잘한 굴곡과 요철의 충격이 꽤나 정직하게 실내로 전달됐다.

이러한 승차감의 근본적인 원인은 하체 구조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BMW XM에는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되지 않았다. 2.7톤에 달하는 거구를 스포츠카처럼 기민하게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 BMW M 부서는 롤링을 극도로 억제하는 ‘어댑티브 M 서스펜션 프로페셔널’을 적용했다. 부드러운 에어 스프링 대신 M 전용으로 단단하게 튜닝된 스틸 코일 스프링과 전자제어식 댐퍼의 조합을 택한 것이다. 극한의 주행 성능과 M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었겠지만, 대형 SUV 특유의 낭창낭창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원했던 운전자에게는 아쉬움을 남긴다.

BMW XM 레이블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타협한 차가 아니다. 승차감이라는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경계를 허무는 엑소의 ‘몬스터’ 같은 강렬한 퍼포먼스를 원한다면 이 차는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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