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브리저튼’은 수위 높은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시즌1부터 수많은 여배우가 전라 연기를 감행했다. 시즌4는 한국계 하예린이 여주인공으로 나섰다. 무명의 여배우에게 찾아온 엄청난 기회, 하지만 감당해야 하는 숙제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동양인 최초로 ‘브리저튼’ 시리즈의 여주인공 ‘소피 백’ 역을 연기한 하예린은 4일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 마실에서 진행된 ‘브리저튼4’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속 노출 장면과 관련한 비하인드를 가감 없이 털어놨다.

◇“화면 속 여성은 얼마든 판단해도 돼”

하예린은 “부담과 고민이 엄청나게 많았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화면 속 여성의 몸에 대해 얼마든지 비난하고 판단해도 된다는 권리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런 시선 때문에 찍기 전부터 부담이 있었다. 특히 한국은 서구권에 비해 미의 기준이 엄격하지 않나. 나 역시 한국에서 자라며 내 몸을 바라보는 특정한 시선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번 ‘브리저튼4’ 역시 베네딕트(루크 톰프슨 분)와 소피의 뜨거운 로맨스가 화제를 모았다. 두 배우의 개인기에 의존한 베드신은 두 인물이 쌓아온 진한 감정이 분명하게 표출되는 의미있는 장면이다. 마치 액션과 다름없는 감정 연기에 수많은 시청자가 찬사를 보냈다.

그 과정이 결코 쉬웠을리 없다. 이런 심리적 부담을 극복하게 해준 것은 시스템의 힘이었다. 하예린은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촬영 현장에서 노출이나 성적 장면을 조율하는 전문가)와 일하며 안전함을 느꼈다”며 “수위 높은 장면들을 안무처럼 정교하게 짜주셨고, 모든 스태프가 배우들이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줬다. 덕분에 안전한 공간에서 퍼포먼스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할머니 손숙, 노출신 보시고 ‘자랑스럽다’ 문자 줘”

하예린은 한국 연극계의 대모 손숙의 외손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할머니의 반응에 하예린은 “할머니가 작품을 다 보셨다. 노출 장면을 보시고는 조금 놀라셨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이어 “할머니가 눈이 안 좋으신데도 TV 가까이서 작품을 보시고는 ‘자랑스럽다, 사랑한다’고 문자를 보내주셨다. 그 마음이 따뜻하고 짠했다”며 “예전엔 ‘손숙 손녀 하예린’이었는데, 요즘은 할머니가 ‘하예린 할머니 손숙’으로 불린다고 말씀하셔서 뿌듯하면서도 뭉클했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하예린은 어린 시절 할머니의 1인극 무대를 보며 ‘예술의 힘’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무대 위 할머니를 보며 배우는 인간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멋진 직업이라 생각했다. 할머니는 항상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존재”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 글로벌 퀸으로 거듭난 한국계 배우의 저력

‘브리저튼4’는 베네딕트 브리저튼이 가면무도회에서 만난 신비로운 여인 소피 백과 신분을 초월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예린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계 배우로서 글로벌 시리즈의 주인공을 훌륭히 소화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앞서 ‘서바이버스’, ‘헤일로’ 등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하예린은 ‘브리저튼4’의 기록적인 흥행을 견인하며 차세대 글로벌 스타로 급부상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