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디즈니+ 예능 ‘운명전쟁49’가 고(故) 김철홍 소방장과 고(故) 이재현 경장을 둘러싼 고인 모독 논란 끝에 재편집을 결정했다. 제작진은 공식 사과와 함께 제작 과정 전반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달 11일 공개된 2회에서 시작됐다. 해당 회차에는 ‘망자 사인 맞히기’ 미션이 포함됐다. 제작진이 특정 인물의 사진과 생시, 사망 시점 등을 제시하면 출연진이 이를 토대로 사망 원인을 추리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2021년 3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 참사 당시 건물 내부에서 숨진 고 김철홍 소방장의 사인을 두고 추측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일부 출연진이 화재, 붕괴 등 구체적인 사인을 언급하며 추리하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또 2004년 강력 사건 피의자를 검거하던 중 흉기에 찔려 순직한 고 이재현 경장의 사인을 두고 추측하는 장면 역시 방영됐다. 무속인의 발언과 이를 전달하는 진행자의 표현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순직 공무원의 희생을 예능 소재로 소비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유족 측도 입장을 밝혔다. 고 김철홍 소방장의 유족 A씨는 SNS를 통해 “나라를 위해 일하다 순직한 분들의 희생이 더 이상 폄훼돼선 안 된다”며 “이번 일이 나쁜 선례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보도에서 제기된 ‘다큐멘터리로 속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제작진은 지난달 27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제작진의 부족과 불찰로 상처를 입은 유가족과 소방·경찰공무원, 시청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된 장면에 대한 재편집과 함께 제작 프로세스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방송 전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사망 원인을 추리하는 형식 자체가 민감 사안을 다루는 구조였고, 실제 순직 공무원의 사례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사전 위험 판단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적 희생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윤리적 기준이 명확히 설정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운명전쟁49’는 49인의 운명술사들이 여러 미션을 수행하는 무속 경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자극적 설정과 파격적인 포맷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제작 책임 문제가 전면에 올랐다.

재편집 결정은 수습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단순 장면 삭제만으로 신뢰가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공적 희생을 다루는 예능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제작 현장의 검증 체계가 얼마나 작동했는지에 대한 질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