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2026 LCK 컵 챔피언
지난해 준우승 아픔 1년 만에 날려
파이널 MVP는 ‘캐니언’ 김건부
‘국제대회’ FST 우승 정조준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홍콩의 밤을 지배했다. 카이탁 아레나의 마지막 함성은 젠지를 향했다. 그 중심에는 드래곤 스틸의 달인 ‘캐니언’ 김건부(25)가 있었다.
젠지는 1일(한국시간) 홍콩에서 열린 2026 LCK컵 결승전에서 BNK 피어엑스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그룹 대항전 5전 전승, 플레이오프 무패, 그리고 결승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무결점 우승’이다. 지난해 결승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1년 만에 완벽하게 털어냈다.
이날 젠지는 첫 세트부터 상대의 숨통을 조였다. 김건부의 자르반 4세가 바텀으로 번개처럼 파고들었다. 피어엑스의 핵심 화력인 ‘디아블’ 남대근의 바루스가 쓰러지는 순간, 경기의 방향이 정해졌다. 이후 드래곤 교전에서 주도권을 장악한 젠지는 27분 만에 승리를 챙겼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김건부는 “초반에 이득을 크게 볼 거라고 예상하진 못했다. 그래도 밸류 조합이었기에 앞서면 쉽게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담담하게 돌아봤다.
하이라이트는 2세트였다. 킬 스코어는 뒤처쳤고, 피어엑스가 드래곤 스택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려는 상황. 이때 김건부의 암베사가 1대3 구도로 과감히 뛰어들었다. 체력이 바닥을 향했지만, 스킬은 정확했다. 드래곤을 ‘꿀꺽’한 후 점멸로 유유히 빠져나왔다.
순간 경기장이 술렁였다. 피어엑스의 설계가 무너졌고, 흐름은 완전히 뒤집혔다. 이 상황에 대해 김건부는 “2세트는 상대 첫 용을 끊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잘 풀렸다”며 웃었다.


한 번의 드래곤 스틸이 젠지의 엔진을 다시 가동했다. 이어진 미드 한타에서 궁극기 연계가 적중했고, 젠지는 24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2-0을 만들었다. 우승까지 단 한 세트를 남겨뒀다.
마지막 3세트. 김건부는 오공으로 다시 첫 드래곤을 빼앗았다. 확률은 “반반”이라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또다시 성공했다. 피어엑스는 두 세트 연속 드래곤 설계가 끊겼고, 전장은 점점 기울었다. ‘쵸비’ 정지훈과의 연계 플레이로 중반 교전을 장악한 젠지는 내셔 남작 앞 마지막 한타에서 폭발했다.
‘룰러’ 박재혁의 유나라가 완벽한 프리딜 구도를 만들었고, 킬 로그가 다섯 번 연속으로 울렸다. 펜타킬. 홍콩 관중석이 일제히 들썩였다. 그리고 피어엑스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3-0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 MVP는 세 세트 모두 스노우볼의 시동을 건 김건부에게 돌아갔다. 2020년 롤드컵 결승 MVP 이후 6년 만에 다시 파이널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이름이 됐다. 김건부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았다. MVP보다 경기가 잘 풀린 게 더 기쁘다”며 “팀원들이 너무 잘해줬다. 준비도 잘 돼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젠지는 이번 LCK컵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바론 그룹 전승, 슈퍼 위크 승리, 플레이오프 무패, 결승까지. 말 그대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용을 훔친 사나이가 흐름을 바꿨고, 젠지가 왕좌에 올랐다.
이제 무대는 오는 16일부터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FST)’로 옮겨간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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