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소통을 내세웠지만 형식은 철저히 일방적이었다. 256억 원 포기라는 중대한 제안을 던졌지만, 질의응답 없이 입장문만 낭독한 채 끝난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의 기자회견을 두고 “언론을 단순 스피커로만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챌린지홀에서 하이브와의 분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본인이 불참했던 법률대리인 회견을 포함해 벌써 네 번째 긴급 공지다.

통상 연예계 행사들이 타 일정과 겹치지 않도록 사전 조율을 거치는 것과 달리, 연이은 기습 공지로 인해 스케줄을 뒤죽박죽 꼬은 바 있다. 이날 동시간대에 예정된 영화 ‘파반느’ 주연 배우들의 인터뷰 스케줄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장 진행 과정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예정된 시간보다 약 6분 늦게 등장한 민 대표는 별도의 사과 없이 “프리스타일로 할 거라고 생각하셨겠지만, 오늘은 중요한 얘기여서 읽으면서 설명해 드릴 거다. 집중해서 들어달라”며 준비해 온 입장문 낭독을 시작했다.

발언의 핵심은 자신이 1심 승소로 얻게 될 256억 원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대금을 포기할 테니, 하이브 역시 자신과 뉴진스 멤버들, 외주 파트너사, 팬덤 등을 향한 모든 민형사상 소송을 취하하라는 ‘분쟁 종결’ 제안이었다.

민 대표는 “행복하게 무대에 있어야 할 다섯 멤버가 법정에 서야 하는 현실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어른들이 해야 할 역할을 하자”고 화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언론과 소통은 없었다. 민 대표는 약 5분여 간 자신의 입장만 발표한 뒤,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질의응답이 생략된 일방적인 통보에 현장을 찾은 취재진 사이에서는 당혹감과 불만이 터져 나왔다. 대중의 피로감을 언급하며 사죄했으나, 정작 자신을 향한 날 선 검증과 추가 질문은 회피해 일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민 대표 퇴장 후 법무법인 지암 김선웅 변호사가 단상에 올랐으나, “이런 기자회견을 본 적 있냐” “보도자료를 배포해도 되는 것 아니었냐” “기자를 동원한 행위” 등 취재진의 강한 항의가 빗발쳤다. 김 변호사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상황을 수습하려 했으나, 쉽사리 해소하진 못했다. 취재진은 답답함을 내비치며 발길을 돌렸다.

민 대표는 “오늘 이후 더 이상의 소모적인 기자회견은 없기를 바란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56억 포기’라는 파격적인 메시지는 일방적인 소통 방식에 가려져 의미가 퇴색됐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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