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기도당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이지은 안양지회장

저출산·고령화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니다. 이미 우리 사회의 현재이자, 가장 시급한 구조적 위기다.

출산율 하락과 평균수명 증가는 노령인구 비중을 급격히 키우고, 그 결과 사회보장 비용 증대, 노동력 부족, 세대 간 부양 부담이라는 복합적인 문제를 동시에 초래하고 있다.

유엔(UN)은 한 나라의 65세 이상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일 경우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24년 12월 24일 자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드디어 65세 이상 인구가 20%가 넘은 것이다. 그리고 합계출산율은 2023년 기준 0.72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1.0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단순한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2018년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5세 미만 유아 수를 추월했고, 2050년에는 노년 인구가 15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국의 문제는 그 속도가 유례없이 빠르다는 데 있다.

현행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은 인구 구성의 균형과 질적 향상, 그리고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 생활을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다. 정부는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중장기 정책목표와 추진 방향을 조정하게 되어 있다. 제도는 갖춰져 있으나, 문제는 실행과 체감의 영역이다.

저출산 대책의 핵심은 ‘출산을 권장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적정 인구 구조에 대한 현실적 분석을 토대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하는 노동시장 개편, 양육비와 사교육비 부담 완화, 공공 보육·돌봄의 획기적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 출산과 육아가 개인의 희생이 아닌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선택이 되어야 한다.

고령화 대응 역시 복지 지출 확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고령자 고용과 재취업, 정년연장과 유연한 근로 형태 도입을 통해 고령층을 ‘부양 대상’이 아닌 ‘경제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 의료·요양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한편, 노인의 안전과 보호, 여가·문화·교육 참여 기회를 확대해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저출산·고령화는 거시경제 전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경제 성장률은 둔화하고, 2031~2040년에는 –0.3%, 2041~2050년에는 –0.7%로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축률 하락과 자본축적 저하는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연금·의료 지출 증가는 정부 재정을 압박한다.

이에 따라 여성·고령층·외국 인력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와 함께, 기술력과 생산성을 갖춘 혁신기업을 육성하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고령 친화 산업과 의료·돌봄 산업의 성장은 위기 속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산업 구조와 부동산, 소비 패턴 역시 이에 맞게 재편될 필요가 있다.

빠른 고령화는 국가신용등급 평가에서도 중장기 리스크로 반영되고 있다. 동시에 세대 간 갈등과 정책 우선순위를 둘러싼 가치 충돌도 심화하고 있다. 결국, 인구 문제는 경제 정책이자 사회 통합의 문제다.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정책이 아니라, 삶의 전 주기를 관통하는 구조 개혁에 있다.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사회, 나이 들어도 일하고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인구 위기를 넘어 지속 가능한 국가로 가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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