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광화문이다. 대한민국 역사의 현장이자, 심장이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전통과 시대의 권력, 저항의 열기, 대다수 국민의 일상이 광화문 일대에 담겨 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BTS)이 군 복무 후 복귀 콘서트로 정한 곳이다. 덕분에 서울 도심 전체가 BTS와 함께 발 맞출 전망이다.
BTS가 오는 3월 21일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쇼케이스를 연다. K팝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문화적 선언인 셈이다. 26만 명의 인파가 빚어낼 전례 없는 도심의 마비와 축제가 교차하는 역사적 현장이 될 전망이다.
그간 BTS는 메가 히트 수출품이었다. 세계 스타디움을 누비며 한국 문화를 밖으로 실어 나르는 문화 수출 최전선에 있었다. 하지만 군 복무 이후 처음으로 꺼내든 키워드는 정체성이다.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 앞, 현대사의 굵직한 목소리가 모였던 광화문에서 가장 한국적인 정서인 ‘아리랑’을 부른다는 것은 대중음악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전 세계가 찾아와야만 하는 성지를 새롭게 구축한다는 걸 의미한다. 넷플릭스와 손잡고 서울의 한복판으로 전 세계의 팬들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약 한 달을 앞두고 거대한 현실의 파동이 일고 있다. 전 세계 ‘아미(ARMY)’들이 서울로 집결하면서 광화문 일대 상권은 장기 침체 속 ‘특수’를 반기고 있다. 숙박 플랫폼에 따르면 3월 20~21일 종로구·중구 숙박 예약은 전년 대비 450% 폭증했고, 20만 원대였던 4성급 호텔 숙박비는 6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인근 식당들은 아르바이트생을 추가 고용하고 재료를 두 배로 늘리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림자도 짙다.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는 걱정이 크다. 주최 측이 준비한 공식 좌석은 1만5000석이지만, 경찰은 당일 광화문부터 숭례문 일대까지 최대 26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주말 예식을 앞둔 예비부부들은 하객들의 교통 불편을 우려하고 있으며, 주말 출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 역시 대중교통 마비 사태를 불안해하고 있다.
초유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근 문화기관들은 사실상 올스톱을 결정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관람객 안전을 위해 21일 당일 임시 휴관을 결정했다. 광화문 광장과 맞닿은 세종문화회관 역시 당일 예정됐던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연극 ‘말벌’ 등의 공연을 전격 취소했다. BTS 공연 주최 측과 공간 및 시설 활용 방안을 협의 중이다. 공연 취소에 따른 티켓 환불 등 막대한 손해액은 주최 측이 보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경찰과 서울시는 ‘초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도심 마비를 막기 위해 서울교통공사에 광화문역, 경복궁역, 시청역 등 3개 지하철역의 선제적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으며, 세종대로를 비롯해 새문안로, 종로 등 주요 도로의 전면 교통 통제도 실시된다.
한 공연 관계자는 “광화문 귀환은 BTS의 국가 브랜드가 되는 성장의 계기이자, 서울이라는 도시의 인프라와 안전 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거대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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