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34·LAFC)이 2026년 병오년 새해 첫 공식전에서 1골 3도움 ‘특급 활약’을 펼치며 설 연휴 마지막 날을 보낸 국내 팬에게 선물했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온두라스 산페드로술라의 프란시스코 모라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에스파냐(온두라스)와 2026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1라운드 1차전 원정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11분부터 39분까지 ‘단 28분 사이’ 무려 4개의 공격 포인트를 쏟아냈다. LAFC의 6-1 대승에 앞장섰다.
전반 11분 송곳 같은 침투 패스로 다비드 마르티네스의 추가골을 도운 그는 전반 22분 드니 부앙가가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시즌 첫 골을 쏘아 올렸다. 이후 온두라스 리그 12회 우승을 자랑하는 레알 에스파냐를 농락하듯 환상적인 드리블과 볼 제어로 전반 24분과 39분 각각 부앙가, 티모시 틸먼의 골까지 도왔다.

손흥민이 공식전에서 한 경기 4개 공격 포인트를 올린 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시절인 지난 2020년 9월20일 사우샘프턴전(5-2 승·EPL)에서 4골을 뽑아낸 뒤 5년 5개월여 만이다.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지난 2021년 2월10일 에버턴전(5-4 승·FA컵) 이후 5년여 만이다.
레알 에스파냐는 전반 3분 만에 부앙가에게 선제 실점한 이후 무리하게 전진하다가 뒷공간 침투에 능한 손흥민에게 호되게 당했다. 손흥민의 대활약으로 LAFC는 25일 낮 12시 홈인 BMO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레알 에스파냐와 2차전 부담을 덜게 됐다.


손흥민에게 첫 경기 활약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15년의 빅리그 생활을 접고 지난해 8월 LAFC 유니폼을 입으며 선수 황혼기 ‘행복 축구’를 그린 그는 하반기 13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기록, 놀라운 경기력을 뽐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냈다. 손흥민이 서는 경기장은 홈이든 원정이든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썼다.
‘귀한 몸’이 된 손흥민은 새 시즌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몸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다만 어느덧 한국 나이로 서른 중반에 다다른 그는 커리어에서 춘추제(봄 개막~가을 폐막) 풀타임을 보내는 게 처음이다. ‘겨울 루틴’이 달라졌다. 그간 유지해 온 컨디션 사이클에 변화가 따른다. 나이도 있는 만큼 세심하게 몸을 만들어야 했다. 게다가 올 6월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도 있다. 커리어 마지막 월드컵을 맞이하는 손흥민은 어느 때보다 성공적으로 치르려는 마음에 선수 황혼기 무대를 ‘월드컵 개최지’ 미국으로 선택했다.
마크 도스 산토스 LAFC 신임 감독은 이런 손흥민의 궤적을 이해하며 긴 호흡으로 맞춤식 관리에 나섰다. 프리시즌 평가전부터 손흥민을 내보내지 않았다. 손흥민 정도의 선수라면 초반 실전 경기에 즉시 투입해도 감각을 다지고 몸을 끌어올리는 데 문제가 없으리라고 봤다. 무리하게 평가전을 뛰게 하지 않으면서 몸과 마음을 다잡게 했다.

손흥민은 보은하듯 착실히 몸을 만들었고, 레알 에스파냐전에서 증명했다. 새 겨울 루틴을 완벽하게 장착했음을 증명했다. 산토스 감독은 후반 17분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이며 다시 배려했다. 그의 컨디션 시계는 차주 레알 에스파냐와 홈 2차전을 넘어 22일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버티는 인터 마이애미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개막전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MLS 사무국은 지난해 성사가 안 된 손흥민과 메시의 월드클래스 맞대결을 개막전에 편성했다. 전 세계가 주목할 전망이다. MLS 이적 과정에서 ‘메시의 존재’를 언급한 손흥민에게도 역사적인 대결이다. 메시를 넘어 ‘MLS의 왕’을 향하고 ‘월드컵 본선 호성적’까지, 2026년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그의 질주가 본격화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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