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부상 낙마, 너무나 아쉬운 원태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했으나
어떤 에이스도 아프면 도리가 없다
빨리 잊고 시즌 준비해야

[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동영 기자] “얼마나 속이 상하겠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도, 삼성도 가슴 아픈 소식이 나왔다. 원태인(26) 부상이다. 굴곡근 손상. WBC 출전 불발이다. 삼성도 ‘토종 에이스’가 아프니 아쉽다. 가장 마음이 아픈 사람은 결국 원태인이다.
원태인에게 2026년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선수 자신도 각오가 남달랐다. 2026 WBC 출전이 있고, 시즌까지 잘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해외 진출까지 바라보고 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대표팀 명단에 뽑혀 사이판 캠프를 다녀왔다. 이후 괌에서 열린 삼성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훈련 중 살짝 이상을 느꼈다. 한국으로 돌아가 검진을 받았다. 상태를 지켜보면서 캠프는 마쳤다. 2차 캠프는 오키나와다. 대표팀 소집에 앞서 삼성 캠프에서 훈련했다.
하필 대표팀 소집 직전 다시 팔꿈치에 이상이 닥쳤다. 13일 한국으로 들어갔고, 검진 후 15일 저녁 일본으로 돌아왔다. 결과는 오른쪽 굴곡근 손상이다. 2~3주는 쉬어야 한다. 자연히 대표팀에서도 빠졌다. 유영찬을 대신 뽑았다.

이미 문동주가 어깨 부상으로 제외된 상황. 원태인까지 이탈하면서 선발 마운드에 구멍이 숭숭 뚫리게 됐다. 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아쉽다. 문동주에 이어 원태인까지 이탈하고 말았다. 어쩔 수 없다. 지금 있는 선수들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이가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 비시즌에도 계속 훈련하면서 WBC 준비했다. 너무 잘하려고 하다가 오버페이스 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 팀으로서도 원태인 부상은 큰일 아닌가”라며 제자의 몸 상태를 걱정했다.

원태인은 오키나와 캠프지에서 계속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재활에 매진한다. 굴곡근 부상은 인대 부상 전조증상으로 보기도 한다. 삼성도 걱정이다. 일단 지금까지는 인대 쪽은 별다른 징후가 없다.
17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원태인과 잠시 마주쳤다. 말을 아꼈다. ‘아쉬움’이 얼굴에 뚝뚝 묻어나는 모습이다. “괜찮다”며 웃어 보이기는 했다. 진짜 괜찮을 리가 없다. 그 순간에도 캠프지를 찾은 팬들의 사인 요청에 흔쾌히 펜을 들었다. 진짜 프로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이미 여러 차례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다. 묘한 꼬리표가 붙었다. ‘약체팀 상대 선발’이라 했다. 원태인이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어떤 투수와 비교해도 뒤질 이유가 없는 에이스다. ‘저평가가 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WBC는 오롯이 주축 선발투수로 나설 대회였다. 어느 때보다 대표팀 내에서 원태인 비중이 컸다. 갑자기 부상이 닥치니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한편으로 보면,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만큼 많이 던졌다. 데뷔시즌인 2019년 112이닝 소화했다. 2년차인 2020년은 140이닝이다. 2021~2025년은 최소 이닝이 150이닝(2023년)이다. 2019~2025년 7시즌 동안 원태인이 리그 전체 이닝 1위다. 이외에 2020 도쿄 올림픽, 2023 WBC,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등 국제대회도 줄줄이 나섰다.
그동안 큰 부상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원태인이 튼튼하다. 삼성도 꾸준히 관리했다. 그동안 많이 던진 것은 맞다. 이번 WBC가 야구인생 마지막도 아니다. 몸이 ‘쉬어가라’는 메시지를 준 것일지도 모른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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