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꽁꽁 얼어붙은 K팝 음반 시장을 녹였다. 2025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앨범 시장의 한파’를 비웃기라도 하듯, 갓 데뷔한 신인 그룹이 뜨거운 화력을 뿜어냈다. 서바이벌 오디션의 명가 Mnet ‘보이즈 2 플래닛’이 배출한 알파드라이브원(ALPHA DRIVE ONE)이 그 주인공이다.
알파드라이브원은 지난 12일 발매한 데뷔 앨범이자 미니 1집 ‘유포리아(EUPHORIA)’로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144만 장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K팝 그룹 데뷔 앨범 초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수치 자체도 놀랍지만,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이 기록이 쓰인 ‘시점’이다.
2023년 정점을 찍었던 K팝 앨범 시장은 2025년부터 급격한 조정기에 들어섰다. 밀리언셀러 앨범 수가 전성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대상 가수로 입지를 굳힌 엔하이픈(ENHYPEN)의 앨범이 200만 장 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갓 데뷔한 신인이 144만 장을 팔아치운 건 팬덤 결집을 넘어섰다는 걸 의미한다. 불황과 무관한 ‘콘텐츠의 힘’을 증명한 셈이다.

음반 판매량이 코어 팬덤의 지표라면, 대중성의 척도인 음원과 방송 성적 역시 ‘올킬’이다. 알파드라이브원은 타이틀곡 ‘프릭 알람(FREAK ALARM)’으로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3사 음악방송 1위를 석권했다. 데뷔곡으로 지상파 3사 1위를 싹쓸이한 것은 2017년 워너원(Wanna One) 이후 무려 9년 만의 대기록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완성형 서사’가 있다. 치열한 서바이벌 과정을 통해 멤버 개개인의 서사와 실력이 검증된 상태에서 데뷔했다. 이미 개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오디션 과정에서 충분히 쌓인 것. 성장을 굳이 기다릴 필요가 없다. 준비된 완성품에 대중이 즉각 반응한 셈이다.

신인 보이그룹의 흥행 공식으로 통하는 ‘청량함’을 과감히 탈피한 점도 주효했다. 대신 그 자리를 묵직한 힙합 사운드와 ‘칼각’ 군무로 채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타이틀곡 ‘프릭 알람(FREAK ALARM)’은 청각적 쾌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신인의 풋풋함보다는 ‘압도적 기세’를 증명하는 데 집중했다. 단발성 자극에 그치지 않고 ‘포뮬러(FORMULA)’, ‘로 플레임(Raw Flame)’ 등 수록곡을 통해 팀의 정체성인 날 것의 강렬함으로 대중을 설득했다.
스펙트럼을 시작부터 넓혔다. 음악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한 광폭 행보도 눈에 띈다. 데뷔와 동시에 식품과 음료, 뷰티 등 대중적인 브랜드와 손잡으며 인지도를 넓히는 한편, 럭셔리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워너비 아이콘’으로서의 잠재력까지 입증했다. ‘듣는 음악’을 넘어 ‘소비하고 싶은 문화’로 포지셔닝한 고도화된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데뷔 2주 만에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졌다. 시장의 불황을 뚫고 스스로 ‘슈퍼 사이클’을 만들어낸 이들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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