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야구’ 외치는 2026 키움

서건창 복귀·박병호 잔류군 코치 선임

“좋은 선배 밑에서 좋은 후배 나온다”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좋은 선배 밑에서 좋은 후배가 나온다.”

통산 1360경기. 화려한 나날도 보냈지만, 방출부터 트레이드까지 소위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의 경험담은 묵직했다. 유독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팀인 만큼 중심추 역할이 중요하다. 키움 서건창(37) 얘기다.

2026시즌 키움은 여러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 ‘만년 꼴찌’ 꼬리표도 떼야 하고, 주축 선수였던 송성문의 이탈도 메워야 한다. 박준현을 둘러싼 논란과 안우진의 실전 감각 회복 여부도 변수다. ‘낭만 야구’를 외치는 가운데, 마지막 기회를 붙잡은 베테랑들의 활약이 절실한 이유다.

지난시즌 종료 후 박병호를 잔류군 코치로 선임했고, 최근엔 KIA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서건창을 영입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넥센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박 코치는 “당시엔 사연 있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함께 똘똘 뭉쳐 구단 첫 가을야구 진출 꿈을 이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실제 키움이 급격한 내리막길을 탄 건 2023년부터다. 주전 선수들의 메이저리그(ML) 진출 이후 전력 보강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유망주 육성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 팀보다 선참 선수들이 부족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서건창은 “예전 모습 때문에 아직 나를 무섭다고 하는 후배들이 있다”고 웃더니 “후배들이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을지 나 역시 고민 중이다. 다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서운 선배였을 수는 있다. 다만 나쁜 선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팀에 꼭 필요한 역할이라 믿는다. 그래도 예전과 달리 후배들이 생각보다 나를 어려워하진 않는다. 불편해도 말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그럴 때 쭈뼛쭈뼛하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5년 만의 친정 복귀인데, 팀 사정은 녹록지 않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만큼 제 몫을 해내야 하는 것은 물론, 베테랑으로서도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서건창은 “터닝 포인트가 되길 바란다”며 “잠재력이 충분한 친구들이 많다. 한번 무섭게 터지기 시작하면 예전 넥센이 그랬던 것처럼 한계 없이 올라갈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 누가 스타트를 끊느냐가 핵심”이라며 “주장도 있고, 나를 포함해 선참들도 많다. 구체적으로 말하기엔 장황하지만, 내 경험상 좋은 선배들 밑에서 좋은 후배들이 많이 나오더라. 보고 배우는 게 확실히 있는 만큼, 그런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ssho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