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축구 연령대 대표팀은 당장 성과보다 성장, 발전을 우선해야 한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아시안컵 부진으로 연령대 대표팀 운영 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축구계에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주먹구구식으로 팀을 꾸릴 게 아니라 일본 등 주변국처럼 올림픽을 겨냥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일본이나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심지어 베트남마저 장기적인 관점에서 U-23 대표팀을 ‘월반 체제’로 운영한다. 이번 대회로 따지면 2005~2007년생이 주를 이루는 방식이다. 우리도 주전급 선수 절반 이상을 이 연령대로 소화했지만, 2003년생부터 폭넓게 구성한 편이다.

월반 체제는 당장 성적보다 육성과 성장에 방점을 둔다.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아시안게임은 경험을 쌓는 데 활용하고 더 큰 대회인 올림픽에 제대로 도전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비슷한 연령대 선수가 오랜 기간 발을 맞추고, 성장 속도에 따라 유동적으로 멤버 변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한국은 유망주의 병역 혜택 때문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목을 매고 있다. 당장 올해 9월 아시안게임을 통해 배준호(스토크시티), 양민혁(코벤트리 시티) 등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젊은피 유럽파’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해야 하기에 연령대 선수에 부합하는 교육 체계를 갖추기 어렵다. 게다가 이번 U-23 아시안컵은 최정예 멤버가 아니었기에 선수단 내부 동기부여까지 희미했다. 경기력이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축구계도 여론도 변화하고 있다. 병역 의무 기간이 1년 6개월로 단축하면서 부담이 줄었다. 20대 초반에 일찌감치 입대해 병역을 마친 뒤 유럽으로 향하는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 연령대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성장의 가치를 무시하고 아시안게임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가 많다.

한국 축구는 이 시스템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이끈 홍명보 현 A대표팀 감독은 사상 처음으로 U-21 선수로 꾸려 출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선 동메달에 머물렀으나, 2년 뒤 열린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올림픽은 동메달 이상을 해내면 병역 혜택을 준다. 당시 기성용, 구자철, 정우영, 김영권 등 다수 해외파가 병역을 해결하며 축구 인생 전환점을 맞이한 적이 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강위) 의견도 다르지 않다. 한 관계자는 스포츠서울을 통해 “전강위에서도 U-23 대표팀을 21세로 꾸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라면서 “전강위가 식물 조직이 아니라면 협회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정몽규 회장이 결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귀띔했다.

표면적으로 병역 문제가 중요해 보이지만, 축구계에서는 정 회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진이 아시안게임 트로피를 치적으로 삼기 위해 포기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또다른 관계자는 “축구협회와 정 회장은 여전히 연령대 대표팀의 성과, 성적을 중요하게 여긴다. 협회의 치적으로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여러 반대 목소리에도 축구계 지지를 얻어 재선에 성공, 네 번째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진정한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눈앞의 작은 트로피를 바라볼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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