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달게 듣겠다”… 괌에서 확인한 박진만의 ‘왕조 재건’ 플랜

158km 미야지부터 돌아온 최형우까지… ‘사자 군단’의 역대급 스프링캠프

[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2026년은 공기부터 다르다. 미국령 괌, 수은주가 30도를 웃도는 후텁지근한 열기 속에서도 푸른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눈빛은 서늘할 만큼 날이 서 있다. 박진만 감독이 스프링캠프 첫 턴을 마친 뒤 던진 “준비를 정말 잘해왔다”는 한마디는, 이번 시즌 삼성이 단순한 상위권 진입이 아닌 ‘정상 탈환’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캠프의 온도를 단숨에 끌어올린 주인공은 단연 ‘귀환한 전설’ 최형우다. 10년 만에 다시 사자 군단의 캠프에 합류한 마흔세 살의 베테랑은 존재 자체로 메시지다. 자율 훈련일에도 운동화 끈을 조여 매며 “러닝 해야지”라고 툭 던지는 그의 말 한마디에 후배들은 자극받지 않을 수 없다. 왕조의 마지막 기억을 공유한 최선참의 합류는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캠프 초반 분위기를 ‘실전 모드’로 바꿔놓았다.

전력의 면면도 역대급이다. 구자욱, 김영웅, 디아즈라는 기존의 막강 화력에 최형우라는 노련한 방패이자 창이 가세했다. 마운드에서는 158km 강속구를 뿌리는 미야지 유라의 가세로 ‘계산 서는 뒷문’을 구축했다. 전력 보강이 ‘화룡점정’에 가깝다 보니 외부에서 “우승 후보 0순위”라는 평가가 쏟아지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박진만 감독의 리더십도 한층 여유롭고 단단해졌다. 외부의 높은 기대를 회피하지 않고 “자랑스럽다”며 정면으로 마주하는 모습에서 사령탑의 자신감이 읽힌다. 이미 캠프 사흘 만에 투수들이 불펜장을 가득 채우고, 야수들이 시즌 중반의 스윙을 보여준다는 것은 선수단 전체가 이미 ‘우승 경쟁’을 시작했다는 증거다.

괌의 변덕스러운 비조차 “훈련하기에 더 낫다”며 웃어넘기는 긍정의 에너지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실력을 갖춘 자만이 부릴 수 있는 여유다. 10년의 기다림을 끝내고 가장 높은 곳에서 다시 포효하기 위한 사자들의 발걸음은, 이제 막 첫 발을 뗐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챔피언의 품격을 풍기고 있다. 준비된 사자는 무서운 법이다. white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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