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친정 복귀한 서건창

LG·KIA 방출 뒤에도 손 내민 키움

“경쟁력 있는 모습 보여주는 게 내가 할 일”

[스포츠서울 | 고양=이소영 기자] “내가 할 일은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신인의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초심을 강조했지만, 그가 내뱉는 말 한마디에서는 베테랑의 노련함이 보인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면 가차 없이 밀리는 프로의 세계에서 백 마디 말보다 성과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5년 만에 키움으로 복귀한 서건창(37) 얘기다.

한때 리그 정상급 2루수로 평가받던 서건창은 지난시즌 복잡한 한 해를 보냈다. 2023시즌 후 LG에서 방출됐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24시즌 후 KIA와 1+1년 총액 5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FA 4수’ 만에 맺은 계약.

그러나 2025시즌 10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2025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136, 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26. 더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시즌 종료 후 그대로 방출됐다.

끝없는 기다림 속에서 손을 내민 팀이 있다. 바로 2023년 LG에서 방출되자마자 접촉을 시도했던 친정 키움이다. 당시 서건창은 KIA행을 택했지만, 돌고 돌아 버건디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먼저 제안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광주에서 나고 자랐는데, 가족들과 오래 떨어져 생활했다.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 고향에서 선수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내린 선택”이라고 털어놨다.

서건창에게 키움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08년 LG에서 육성선수로 시작했다가 방출의 아픔을 겪은 뒤 본격적으로 기량을 만개한 팀이었던 까닭이다. 2012년엔 신인상을 받았고, 2014년엔 KBO리그 최초 200안타를 달성하는 등 MVP를 차지했다. 다만 키움 역시 여건이 녹록지 않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데다, 내야 공백도 메워야 한다.

가장 시급한 건 3루다. 주전 3루수로 활약한 송성문이 빠진 가운데, 마땅한 자원을 찾지 못했다. 실제 설종진 감독은 서건창을 3루수 후보로 지목했다.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잘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힌 그는 “준비 잘해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현재 키움은 대만에서 1차 스프링캠프에 한창이다. 1군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서건창은 25일부터 고양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아쉽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급격하게 이뤄졌다. 언제든 부름을 받으면 갈 수 있게끔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경쟁은 다시 시작됐다. 벼랑 끝에서 마지막 기회를 붙잡은 서건창이 재기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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