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경기는 과정일 뿐”… 롯데 황성빈, ‘수술대’ 위에서 맹세한 가을의 약속

‘부상 잔혹사’ 끝낸 마황 황성빈의 고백, “팀 추락 지켜보며 느낀 죄책감, 실력으로 갚겠다”

[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황성빈’이라는 이름은 투지와 열정의 상징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그 뜨거웠던 열정은 불의의 부상 앞에 잠시 멈춰야 했다. 두 번의 골절상과 팀의 가을야구 탈락. 그라운드 밖에서 무력하게 팀의 추락을 지켜봐야 했던 ‘마황’ 황성빈(29)이 이제 쓰라린 후회를 딛고 거인 군단의 진격 모델로 다시 섰다.

황성빈의 올 시즌 출사표는 단호하다. “144경기에서 멈추지 않겠다.” 이는 단순히 전 경기 출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규 시즌을 넘어 롯데 팬들이 그토록 염원하는 ‘가을 무대’까지 달리겠다는 선전포고다.

지난해 롯데가 전반기 3위를 질주할 때 황성빈은 그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엄지 부상과 손바닥 골절이 잇따르며 그의 시즌은 두 번이나 중단됐다. 공교롭게도 황성빈의 이탈과 팀 성적 하락 곡선은 일치했다. 79경기 출전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보다 그를 더 괴롭힌 건 “나 때문에 팀이 무너진 것 같다”는 지독한 죄책감이었다.

하지만 황성빈은 자책에만 머물지 않았다. 비시즌 동안 그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어 돌아왔다. 일본까지 건너가 타격 매커니즘을 정밀하게 다듬었고, 재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유연성 강화 훈련에 매진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다.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싹 비웠다.

“다치지만 않으면 내 역할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비시즌의 혹독한 훈련을 견뎌낸 황성빈의 목소리엔 근거 있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제 그는 롯데의 반격을 맨 앞에서 이끌 준비를 마쳤다. 부상의 아픔을 자양분 삼아 더 단단해진 마황의 질주가 과연 사직 구장에 가을의 함성을 불러올 수 있을까. white21@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