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저 어제 인스타 팔로워 1000만 됐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이하 ‘이사통’)는 배우 고윤정에게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된 작품이다. 공개 이후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지며, 고윤정은 이 작품을 통해 SNS 팔로워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극 중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가 ‘천만 팔로워’를 달성하는 설정과 현실이 겹쳐지며, 작품 안팎의 서사가 맞물렸다.

고윤정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무희의 ‘1000만 팔로워 소원’이 되게 귀여운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실제로 천만을 넘기게 되니 자연스럽게 의미부여를 하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아직 숫자로 명확하게 체감하는 건 없지만,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닿고 있다는 건 조금씩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 실감은 자카르타 현지 일정에서 체감됐다. 고윤정은 자카르타 홍보 당시를 떠올리며 “현지에서 김선호를 향한 환호성과 비명 소리를 듣고 나서야 ‘아, 이 작품이 정말 잘 알려지고 있구나’ 싶었다”며 “김선호가 ‘인도네시아의 프린스’라는 말을 체감한 순간이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사통’은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김선호 분)과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고윤정이 연기한 차무희는 벼락 같은 성공 뒤에 불안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무희는 갑자기 크게 주목받은 배우라 스스로를 끊임없이 객관화하고 검열하는 인물”이라며 “그게 없었다면 그 상황을 즐기고 만족했을 텐데,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행복과 불안이 함께 공존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극 중 차무희는 하루아침에 톱스타가 된 뒤 자신만의 축제가 끝날까 두려워한다. 고윤정 역시 벼락스타가 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차무희의 불안에는 일부 공감했다.

“저 역시 무희처럼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건 아니지만, 제 말과 행동, 판단 하나로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 늘 의식하고 있습니다.”

고윤정은 이번 작품에서 차무희뿐 아니라 도라미라는 또 다른 얼굴을 꺼내 보였다. 도라미는 차무희의 불안과 대척점에 선 또 다른 자아다. 특히 7부 엔딩에서 드러나는 도라미의 존재는 작품의 분위기를 단숨에 뒤흔든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대본을 끝까지 보고 나서야 ‘아, 역할이 하나 더 있었구나’ 싶었어요. 하지만 부담보다는 제게 주는 설렘이 더 컸어요.”

도라미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악이라기보다는 악동 같은 캐릭터”라고 정의했다. 그는 “의도치 않게 빌런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귀엽고 유쾌한 ‘순수악’에 가깝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B급 감성을 살릴 수 있는 캐릭터라 개인적으로도 반가웠다”고 전했다.

김선호와의 호흡 역시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요소다. 고윤정은 “김선호의 코미디 연기를 정말 좋아한다”며 “사람을 웃기는 게 울리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너무 잘해낸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서 김선호를 관찰하며 연기에 대한 태도까지 배우려 했다는 그는 “연차가 쌓인 배우가 그렇게 즐기면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1000만 팔로워’라는 기록은 화려하지만, 고윤정의 태도는 여전히 신중하다. 그는 “작품이 끝나고 나면 늘 아쉬움이 크다”며 “동화 같은 세계에서 살다가 현실로 돌아오면 현타가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윤정은 “저는 불안을 오래 지속시키는 편이 아니다. 매 작품 촬영을 앞두고 ‘생각한 만큼 못 해내면 어떡하지’라는 단발성 불안은 있지만, 굳이 저의 불안을 키우진 않으려 한다”며 무희와는 또 다른 고윤정의 내일을 기대하게 했다. sjay0928@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