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겨울바람이 제법 매섭지만, 사진 속 싼타페는 마치 잘 재단된 두터운 코트를 입은 신사처럼 단단하게 서 있다. 직선이 주는 기교 없는 정직함. 그 무뚝뚝해 보이는 표정 뒤에는 ‘가장’이라는 무게를 견뎌내는 ‘진중함’이 서려 있다.

도어 핸들을 잡고 묵직한 문을 열었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엔진이 부드럽게 깨어난다. 오늘의 드라이빙 파트너는 르세라핌(LE SSERAFIM)이다. 둥-둥-둥. 심장을 때리는 비트와 함께 가속 페달을 밟았다.

“I‘m a mess in distress but we’re still the best dressed.” (난 엉망이고 고통 속에 있지만, 우린 여전히 가장 잘 차려입었지)

◇ The Best Dressed: 직선의 미학

르세라핌이 노래하듯, 싼타페는 도로 위에서 가장 ‘잘 차려입은(Best Dressed)’ 존재감을 뽐낸다. 유선형의 날렵함을 좇는 요즘 트렌드와 달리, 과감하게 택한 ‘박스형 디자인’은 꽤나 설득력이 있다.

헤드램프의 ‘H’ 형상은 현대(Hyundai)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도로 위에서 “Here I am”이라고 외치는 듯한 자신감처럼 보인다. 화려한 기교 대신 우직한 면을 선택한 이 디자인은 가볍지 않다. 차분하고, 진지하며, 무엇보다 믿음직스럽다.

◇ Boom Boom Boom: 진중한 주행감

노래의 비트는 ‘Boom Boom Boom’하며 빨라지지만, 싼타페의 거동은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이것이 바로 이 차가 가진 ‘진중함’의 정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차체는 경박하게 튀어나가지 않는다. 대신 묵직하게 지면을 지그시 누르며 속도를 올린다. 도로의 요철을 걸러내는 서스펜션의 감각은 르세라핌의 칼군무처럼 절도 있으면서도, 그 끝맛은 부드러운 크림 파스타 같다. 운전대를 잡은 손끝으로 전해지는 감각은 명확하다. “걱정 마, 내가 다 받아줄게.” 가족을 태우고 달리는 아빠의 마음처럼, 싼타페는 외부의 소음과 충격을 덤덤하게 삼켜낸다.

◇ Smart & Seamless: 진중함 속의 ‘칼군무’

겉모습이 무게감 있는 가장의 모습이라면, 실내에서 마주한 편의 사양은 트렌드에 민감한 ‘요즘 아빠’ 그 자체다.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자리를 옮긴 컬럼식 기어 레버는 직관적이고 조작이 간편하다. 무엇보다 이 녀석 덕분에 센터 콘솔 공간이 시원하게 비워졌다.

덕분에 확보된 넓은 공간에는 듀얼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운전자와 동승자가 충전 포트를 놓고 눈치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시원하게 뻗은 12.3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현대차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는 빠릿빠릿한 반응 속도로 스마트함을 더한다. 겉은 투박한 상남자 같지만, 속은 이렇게나 섬세하고 스마트하다.

◇ Shall we have a spaghetti?

공간의 반전 르세라핌의 노래가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밈(Meme)으로 더 유명해진 그 가사가 귓가를 스친다.

“Shall we have a spaghetti?”

이 뜬금없지만 유쾌한 제안처럼, 싼타페의 실내는 반전 매력으로 가득하다. 테일게이트를 열면 펼쳐지는 광활한 공간은 마치 “여기서 뭐든 해도 돼, 스파게티를 먹든 차박을 하든”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사진 속 싼타페가 서 있는 곳이 어디든, 트렁크를 열고 걸터앉는 순간 그곳은 근사한 테라스가 된다. 2열과 3열을 접었을 때 만들어지는 평탄화 공간은 복잡한 세상 속(Mess in distress)에서 나만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총평: 진지해서 더 힙하다

르세라핌의 노래가 금기를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듯, 싼타페 역시 ‘SUV는 유선형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가벼움이 미덕인 시대에, 싼타페가 보여주는 묵직한 진중함은 오히려 더 힙하게 다가온다.

운전석에서 내리며 다시 한번 차를 돌아보았다. 듬직한 덩치가 씩 웃는 것 같다. “자, 이제 스파게티나 먹으러 갈까?”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