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학생=이소영 기자]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고 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프로의 세계에선 ‘기회’는 곧 ‘생존’으로 직결된다. KBL 성장통을 겪고 있는 서울 SK 알빈 톨렌티노(31) 얘기다.

직전 EASL 홍콩 원정으로 힘에 부칠 법도 한데, SK는 코트 곳곳을 누비며 수원 KT를 무너뜨렸다. 전희철 감독이 이끄는 SK는 KT와 4라운드 맞대결에서 94-84로 크게 이겼다. 이날 톨렌티노는 31분40초 동안 24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팀 승리를 이끌었다. KBL 커리어하이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직전 8경기에서 이어진 한 자릿수 득점 침묵도 털어냈다.

유독 KT를 상대로 강한 SK다. 실제 SK는 올시즌 KT전 4전 전승을 거뒀고, 지난 시즌으로 범위를 넓히면 무려 파죽의 9연승이다. 아쉽게 2점 차로 뒤진 1쿼터를 제외한 나머지 쿼터를 모두 가져가며 ‘천적 관계’를 이어갔다. 무엇보다 전 감독의 바람대로 톨렌티노가 제 몫을 해낸 게 크다.

경기 후 톨렌티노는 “좋은 경기였다”며 “승리가 필요한 순간이 슛이 많이 터졌다”고 되돌아봤다. 경기 초반 슛이 좀처럼 나오지 않다가, 1쿼터 후반 첫 득점에 이어 총 24점으로 힘을 보탰다. 전 감독은 “본인의 모습이 안 나와 고민했는데, 득점이 터지자 연달아 나왔다. 슈팅에 장점이 있는 선수”라고 인정했다.

“감독의 말씀처럼 슈터다 보니까, 감을 찾는 과정이 있다”고 운을 뗀 톨렌티노는 “한 번 들어가기 시작하면 계속 나온다. 2쿼터에서 3점포를 날린 후 스스로도 (감이) 좋아졌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항상 준비된 자세로 경기에 임한다”며 “기회가 왔을 때 살려야 한다. 출전 시간과 별개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필리핀 국가대표인 만큼 기대감도 컸지만, 부응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공격력은 확실한데, 수비가 약점이다. 강한 압박 수비가 들어오면 늘 고전했다. 톨렌티노는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처음보다는 수비가 좋아졌다.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KBL 스케줄이 필리핀보다 타이트하다”며 “아무래도 경기 수가 더 많다 보니 힘들겠다 싶었다. 프로 마인드를 가지고 먹는 것부터 쉬는 것, 운동하는 것까지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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