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유재석부터 나영석까지, 예능계가 벌써부터 뜨겁다.

2026년 예능의 주요 키워드는 검증된 시즌제의 귀환, 플랫폼 맞춤형 신작의 확대, 그리고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된 제작자와 출연자의 전면 배치다. 변화는 급진적이지 않다. 대신 축적된 신뢰를 기반으로, 익숙한 포맷 위에 새로운 조건과 무대를 얹는다. 시청자의 리모컨은 더 이상 실험보다 안정 쪽으로 기울어 있다.

새해의 문을 여는 작품은 넷플릭스 대표 연애 리얼리티 ‘솔로지옥’ 시즌5다. 커플이 되어야만 ‘지옥도’를 벗어날 수 있다는 단순한 규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신 제작진은 설렘의 밀도를 다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시즌4가 첫 주차 시청 시간에서 최고 성과를 기록하며 확장성을 증명한 만큼, 시즌5는 ‘정통 데이팅’으로의 회귀를 전면에 내세운다.

김재원 PD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관계성”을 예고했다. 동시에 ‘연예인 데뷔 코스’로의 변질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든다. 이 긴장은 시즌5의 성패를 가를 가장 현실적인 변수다.

서바이벌 장르는 다시 한 번 강도를 높인다. 웨이브의 간판 오리지널 ‘피의 게임’은 시즌4(가제 ‘피의 게임 X’)로 2년 만에 복귀한다. 심리전과 배신, 생존을 전면에 배치한 이 시리즈는 시즌3 당시 TV·OTT 통합 화제성 1위로 팬덤의 결집력을 증명했다.

웨이브는 여기에 가치관 대립을 다룬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시즌2, 가짜 뉴스의 진실을 추적하는 ‘베팅 온 팩트’까지 포진시켰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나영석 사단의 플랫폼 이동이다. 나영석 PD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신작을 선보인다. ‘이서진의 달라달라’는 이서진을 앞세웠다. 대본도 없다. 텍사스 방랑기는 글로벌 플랫폼 위에서 한국 예능의 ‘날 것’을 시험한다.

민박 리얼리티의 확장은 넷플릭스에서 이어진다. 기안84는 ‘대환장 기안장’ 시즌2로 돌아온다. 시즌1에서는 울릉도 바다 한가운데 세운 민박집, ‘기안적 사고’로 설계된 운영 방식은 예능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기도 했다. 시즌2는 규모보다 숙성에 방점이 찍힌다. 기안84가 기획자, 운영자, 예술가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유지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마지막 퍼즐은 국민 MC다. 유재석은 넷플릭스 ‘유재석 캠프’로 돌아온다. 이 프로그램은 ‘민박’이라는 익숙한 틀 위에 신뢰를 얹는다.

배우 이광수·변우석·지예은과의 조합은 검증과 신선함을 동시에 겨냥한다. 과거 ‘패밀리가 떴다’가 남긴 가족 케미의 기억이 캠프라는 공간에서 다른 온도로 재현될 전망이다.

2026년 예능은 새로움보다 ‘확장된 안정’에 가깝다. 시즌제는 깊이를 더하고, 스타 제작자는 플랫폼을 건너며 영향력을 넓힐 예정이다. 결국 승부는 하나다. 익숙함을 지키되, 어디까지 변주할 수 있는가. 오래 본 얼굴이 오래 남는 시대, 그러나 같은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이 미묘한 균형 위에서 2026년 예능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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