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2025년 경계가 파괴됐다. 현실 가수가 아닌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 차트를 점령했다. 대형 그룹의 울타리를 벗어난 솔로 아티스트가 글로벌 열풍을 이끌었다. 떠났던 ‘왕’은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정형화된 아이돌 공식을 깬 신인들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다사다난했던 이슈 속에서 K팝은 글로벌 주류 문화로 확실히 뿌리내렸음을 증명했다. 2025년 가요계의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2D가 현실을 삼켰다…‘골든’이 증명한 음악의 본질
올해 가요계 최대 이변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OST ‘골든(Golden)’ 열풍이다.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 사단이 프로듀싱한 이 곡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와 영국 오피셜 차트 1위를 동시 석권했다.
실존하는 아이돌 그룹이 아닌, 극 중 가상의 그룹 ‘헌트릭스’가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줬다. 거대 팬덤 ‘화력 지원’ 없이 오직 음악의 힘만으로 엔터테인먼트의 심장부를 관통했기 때문이다.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노래’ 후보 지명은 ‘골든’이 단순한 BGM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었음을 방증한다. K팝이 외형적 성장을 넘어 ‘듣는 음악’으로서의 본질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새 역사라 할 만하다.
◇홀로서기도 완벽했다…GD부터 제니까지 ‘대체 불가 아이콘’
‘K팝의 영원한 아이콘’ 지드래곤의 귀환 역시 2025년을 뜨겁게 달궜다. 8년 만에 내놓은 신보 ‘위버맨시(Ubermensch)’는 발매와 동시에 국내외 음원 차트를 휩쓸며 ‘왕의 귀환’을 알렸다.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적인 비트와 독보적인 스웨그(Swag)는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세련됐다. 어마어마한 월드투어 끝에 다시 돌아온 지드래곤은 숱한 논란을 뚫고 그의 앨범명처럼 기어코 우뚝 섰다.


블랙핑크라는 거대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은 제니의 홀로서기도 완벽한 성공이었다. 1인 기획사 ‘오드 아틀리에(OA)’를 통해 독자 행보에 나선 그는 솔로 프로젝트 ‘라이크 제니(like JENNIE)’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증명했다. 제니는 전 세계 80여 개국 아이튠즈 1위는 물론 빌보드 ‘핫 100’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그룹 못지않은 파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음악과 패션, 퍼포먼스가 조화를 이룬 제니는 시대의 아이콘임을 재확인했다.
◇“왕이 돌아왔다”…방탄소년단, 군백기 끝 ‘완전체’ 예고
K팝의 심장, 방탄소년단(BTS)이 돌아왔다. 지난 6월 슈가의 소집 해제를 끝으로 멤버 7인 전원이 병역 의무를 마쳤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명실상부한 ‘군필돌’로 거듭나며 활동의 제약이 없는 완전체 컴백을 눈앞에 두게 됐다.

각자도생의 시기를 지나 다시 하나로 뭉칠 2026년, 이들이 보여줄 시너지는 가요계를 넘어 전 세계 대중문화계의 초미의 관심사다.
◇혼성 그룹부터 대형 신인의 연이은 출몰…5세대, 판을 흔들다
기성 가수들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5세대 신인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혼성 그룹으로 나선 올데이 프로젝트다. 신세계 가문의 배경으로 화제를 모은 멤버 애니를 필두로 한 이들은 데뷔와 동시에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며 ‘괴물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천편일률적인 보이·걸그룹 구도에 피로감을 느낀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하이브의 코르티스, SM의 하츠투하츠, 스타쉽의 키키 등 대형 기획사의 신인들이 각기 다른 무기로 세대교체의 불을 지폈다. 이들이 2026년 어떤 생존 전략으로 자신들의 시대를 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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