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에 뜨는 오색채운, 21인 작가가 그리는 ‘FOR THE NEW ERA’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연말 서울 청담 한복판에 무지개빛 구름이 뜬다.

동시대 한국 작가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시대의 정서를 색과 빛으로 펼쳐내는 그룹전, SNJ 연말 기획전 ‘Rainbow Cloud : 오색채운’이 열린다.

SNJ Art & Management는 오는 21일부터 2026년 1월 3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경빌딩 B1에서 제5회 ‘Rainbow Cloud’ 연말 그룹전을 개최한다.

올해 부제는 ‘FOR THE NEW ERA’다. 급변하는 시대의 공기 속에서 예술이 어떤 감정과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지,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색한다.

참여 작가는 김원근, 김용일, 이영지, 이은황, 표인부, 김수지, 권지은, 박예지, 백준승, 이규영, 이병엽, 윤형선, 오광희, 오수진, 정찬부, 황재원, 신혜경, 김승수, 강충모, 김성지, 정국택 등 21인.

서로 다른 세대, 재료, 작업 방식이 한 공간 안에서 만나 무지개처럼 겹겹이 포개진다.

전시 포스터에는 이 기획의 방향이 고스란히 담겼다. 다채로운 무지개 빛의 굴절과 레이어가 겹쳐지며, 각기 다른 작가들의 시선이 하나의 장 안에서 스며드는 과정을 상징한다. 단순한 ‘연말 기획전’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감정 스펙트럼을 다시 배열하는 제안이다.

이러한 기획 방향은 SNJ가 지난 5년간 꾸준히 밀어온 예술 생태계 철학과 맞닿아 있다. SNJ는 스스로를 “Art Guild for the Dignity of Artists”라 규정한다. 슬로건은 “한사코 사람이다” 작가의 삶의 권리와 예술 노동의 가치를 기업의 언어로 설계하고 제도화 하는 시도다.

구체적으로 SNJ는 작가와 함께 전시를 기획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작의 전 과정을 공동 설계하며 동행하는 아트 길드형 매니지먼트 모델을 지향한다.

작가는 예술적 노동과 창작을 출자하고, SNJ는 매니지먼트·유통·행정 인프라를 담당해 협업 구조를 만든다. 개별 작가의 성취를 공동체적 가치로 확장하고, 다시 그 가치를 예술가의 삶의 성취로 되돌리는 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SNJ는 각 작가의 작업 성격에 맞는 국내외 전시 컨설팅, 브랜딩, 비즈니스 협업을 통해 작품과 세상을 연결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갤러리, 지자체, 기업과의 프로젝트를 매개로 예술가의 자립과 자존을 뒷받침하는 예술 공동체로 확장 중이다. 한 명의 예술가와 걷는 동시에, 예술 생태계 전체와 연대하는 문화예술 전문 매니지먼트 사회적 기업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는 그런 SNJ의 실험이 연말 청담 공간 안에서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자리다. 기획팀은 ‘무지개빛 고요’라는 표현으로 전시의 분위기를 설명한다.

관객이 다채로운 색채와 감각의 결을 따라가며, 각자의 감정 스펙트럼을 조용히 재정렬할 수 있는 무드라는 의미다. 시대의 불확실성과 변화의 피로가 겹쳐진 시점에, 상서로운 ‘오색채운’처럼 예술이 건네는 작은 징조와 위안을 함께 느껴보자는 의도다.

SNJ는 최근 국내 최대 웨딩 기업 유모멘트(더채플)와 아트 큐레이션 협업을 시작하며, 일상의 공간과 예술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결혼식장, 호텔, 상업 공간 등에 작품을 선보이는 방식을 통해, 작가의 작업이 전시장 밖 현실 공간 속에서도 호흡하도록 만드는 시도다. 이번 ‘Rainbow Cloud : 오색채운’ 역시 그 연장선에서, 관객이 자연스럽게 예술과 일상을 오가며 새로운 시대의 감성을 체감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말과 새해가 맞닿는 12월 21일 오후 5시에는 오프닝 행사도 열린다. 참여 작가와 기획자, 관객이 한자리에 모여 작품을 사이에 두고 직접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예술가의 개별 작업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빛’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다.

거대한 미술 장터나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예술가의 삶과 노동을 존중하는 장기적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SNJ의 다섯 번째 연말 그룹전. 청담 유경빌딩 지하 1층에 깔리는 무지개빛 구름이, 2025년의 끝과 2026년의 시작 사이에서 어떤 감정의 색을 남길지 주목된다.

전시는 2025년 12월 21일부터 2026년 1월 3일까지, 장소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80-5, 유경빌딩 B1 SNJ Art & Artist Management 전시 공간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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