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변방’ 아닌 ML 재도약 플랫폼 자리매김
폰세·와이스·앤더슨, 2025시즌 지배한 3명 美행
‘역수출 신화’ 쓴 선수 누가 있을까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KBO에서 잘 뛰면 ML로 간다.”
2025시즌 KBO리그는 처음으로 ‘한 해 외국인 선수 3명 동시 메이저리그(ML) 역수출’ 기록을 썼다. 더 이상 한국행이 커리어 마지막이 아니다. ‘한국서 잘하면 미국 간다’는 공식을 증명했다. KBO는 세계 야구 생태계에서 ‘재도약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KBO리그의 판도를 좌우한다. 시즌이 끝난 뒤 또 다른 고비를 마주한다. ‘너무 잘하면 미국에서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올해 스토브리그가 이를 잘 보여줬다. 한국시리즈(KS) 준우승으로 날아오른 한화는 원투펀치를 동시에 잃었다. 코디 폰세는 토론토와 3년 3000만달러에, 라이언 와이스는 휴스턴과 1+1년 최대 1000만달러에 합의했다. ‘인생 역전’이다.
SSG도 사정은 같다. 외국인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디트로이트와 1+1년 총액 1700만달러로 합의했다. ‘한국 최고는 경쟁력이 있다’는 ML 프런트들의 인식 변화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총연봉 상한은 400만달러다. ML은 1명에게도 수천만달러를 준다. 다른 세계다. 역설적으로 이 흐름이 KBO의 경쟁력이 되기도 한다. 이제 외국인 선수에게 한국행은 ‘재도약 루트’로 인식된다는 얘기다.
‘한국에서 1년만 잘하면 ML이 다시 문을 연다’는 메시지는 실제로 수많은 성공 사례로 증명했다. 대표적인 구단이 NC다. NC는 그동안 4명의 외국인 선수를 역수출했다.

2014~2016년 리그를 ‘씹어먹은’ 에릭 테임즈는 밀워키와 3+1년 최대 2250만 달러 ‘대박’을 터뜨렸다. 2019~2022년 에이스로 군림한 드류 루친스키도 오클랜드와 1+1년 총액 800만달러의 계약을 맺고 한국을 떠났다.
끝이 아니다. 2023년 NC에서 20승·평균자책점 2.00을 찍으며 MVP를 차지한 에릭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달러라는 역대급 조건으로 계약했다. 2024년 카일 하트 역시 NC에서 13승3패, 평균자책점 2.69를 찍었고, 샌디에이고와 1+1년 최대 850만달러에 계약했다.

이외에도 SK(현 SSG)에서 뛰었던 메릴 켈리가 애리조나와 다년 계약을 맺어 ML 선발 로테이션에 정착했다. 빅리그 누적 연봉만 3800만달러가 넘는다. 두산에서 MVP에 오른 조시 린드블럼도 밀워키와 3년 912만5000달러 계약을 맺으며, 투수 역수출 흐름을 강화한 케이스다.
과거 ML에서 KBO행은 ‘내리막’이었다면, 이제는 커리어 곡선이 U턴으로 변했다. 2025년 재확인했다. 한국은 빅리그로 가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발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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