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박준범기자] “반도핑 분야에서 우월한 국가는 없다. 특권적인 목소리도 없다.”

스포츠 도핑방지규약의 국제 표준을 정하는 국제회의인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총회는 2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려, 오는 5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세계 191개국에서 2천여명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 스포츠 국제회의다. 6년 주기로 열리는 WADA 총회가 아시아에서 개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총회에서는 오는 2027년부터 향후 6년간 국제경기단체와 국가 반도핑기구가 준수해야 하는 최상위 국제 규범인 세계도핑방지규약과 기술·운영 지침인 국제표준이 정해질 예정이다. 5일 폐회식에서는 스포츠 공정성과 선수 보호, 도핑방지 국제협력 강화를 위한 공동 의지를 담은 ‘부산선언’이 발표된다.

세계 도핑 방지 당국의 최대 관심사는 ‘인핸스드 게임즈’다. 인핸스드 게임즈는 이른바 ‘도핑 올림픽’으로 불린다. 호주 사업가 아론 드수자가 설립한 대회로 내년 5월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릴 계획이다. 기록을 위해 모든 약물을 허용하고 첨단 장비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WADA와 대척점에 있는 대회인 셈이다. WADA 위톨드 반카 회장은 이를 겨냥한 듯 2일 개회사부터 “협력이 아닌 대립을 선택하는 일부 목소리들이 있다. 오직 자신들만이 진정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처럼 말한다”라며 “반도핑 분야에서 우월한 국가는 없다. 특권적인 목소리도 없다. 도덕적 위계도 없다. 단일 집단이 모든 해답을 가질 수도 없다. 전 세계가 자신들을 따르길 기대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반카 회장은 3일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도 “수개월동안 WADA의 관점을 얘기해왔다. (인핸스드 게임즈는) 선수들에게 너무나 위험한 행사다. 용납할 수 없다. 금지 약물을 복용하게끔 하는 것이다. 우리의 취지와 정반대”라고 의사를 표하며 “다만 WADA에서 인핸스드 게임즈를 제재할 수는 없다. 이 부분은 우리 관할에 벗어나 있다. 그러나 입장은 명확하다. 우리는 (인핸스드 게임즈를) 반대한다”고 인핸스드 게임즈의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코번트리 위원장 역시 “우리는 모두 ‘클린 스포츠’를 믿는다. 선수들이 계속 깨끗한 환경 속에서 스포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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