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이제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대한배구협회는 이달 18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한 달간 여자배구대표팀 사령탑을 공개 모집한다. 감독과 코치 1명이 동반 지원해 선발하는 형식이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강등되면서 세계 무대와 멀어졌다. 2026년에는 아시아배구연맹(AVC) 네이션스컵, 동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아이니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등 아시아 대회에만 출전하게 된다.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셈이다. 2026년을 이끌 새 사령탑은 어느 때보다 책임이 막중하다.

지난 6년간 여자배구대표팀은 외국인 사령탑 체제로 운영됐다. 2019년 부임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함께 도쿄올림픽 4강 진출의 영광을 누렸지만, 이후 지휘봉을 잡은 세사르 에르난데스, 페르난도 모랄레스 전 감독 체제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결과는 물론이고 선수 개인의 뚜렷한 성장도 목격하기 어려웠다. 모랄레스 전 감독의 경우 겸직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배구계에서는 두 명의 외인 사령탑 체제에서 드러난 약점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한국 선수의 특성이나 수준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제시하는 방향성마저 혼란스러웠다는 게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여기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훈련량마저 채우지 않아 선수들의 체력, 감각 등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로 국제 대회를 소화한 것도 심각한 문제로 분류된다.

이러한 맥락 속 새로운 여자배구대표팀 사령탑은 국내 지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회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6년간 외국인 감독을 통해 좋은 것도 알았고, 우리와 맞지 않는 점도 확인했다”라며 “이번엔 국내 여자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경험 있는 국내 지도자 선임으로 가닥을 잡을 것 같다. 외국인 가능성도 열어놓겠지만, 세대 교체 등의 중요한 과제를 생각하면 현재 상황에서는 국내 사령탑이 유력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새 사령탑은 다음 해 1월 경기력향상위원회 대면평가와 대표팀전임감독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발된다.

계약 기간은 2028년 국가대표 시즌 종료일까지지만 2026시즌을 마친 뒤 결과와 지도력에 대한 재평가 결과에 따라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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