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에 대한 류지현 감독 한마디

젠 파월 심판 이틀 연속 논란 판정

류지현 “경험 많은 심판 오길…이번 일은 여기까지”

선수들도 황당했지만 ‘유연함’ 유지

[스포츠서울 | 김포공항=박연준 기자] “그 분(젠 파월) 혼나요~.”

대표팀은 17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1516일 일본전에서 1무1패를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무엇보다 화두가 된 건 경기력보다 심판 판정 논란이었다. 대표팀 류지현(54) 감독은 입국 직후 오심 질문에 잠시 멈칫하더니 “그 분 혼나요”라며 웃픈(?) 농담을 했다. 불만을 드러내기보다 지나간 일은 가볍게 넘기고, 내년 3월 WBC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평가전에서 가장 회자된 인물은 젠 파월 심판이다. 메이저리그 최초 여성 심판으로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지만,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오심이 이틀 연속 이어지며 대표팀에 큰 혼란을 줬다.

시작은 15일 1차전이다. 5회초 문현빈의 강습 타구는 분명 원바운드 후 투수를 맞고 굴절된 타구였다. 내야 안타가 유력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파월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4심 합의를 거쳤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모든 중계 화면이 ‘오심’임을 보여줬음에도 결과는 같았다.

또 5회말 노무라 이사미의 타구가 도쿄돔 천장에 맞고 파울 지역으로 떨어졌음에도 인정 2루타가 선언됐다. 다행히(?) 4심 합의 끝에 파울로 정정됐지만, 왜 이런 초동 판정이 나왔는지는 의문이었다.

16일 2차전에도 4회 문현빈의 도루 장면에서도 문제가 이어졌다. 2루수 이시카미가 공을 완전히 잡기 전 태그 동작을 했다고 판단해 즉시 아웃을 선언했다. 그러나 곧 공을 흘린 것이 확인되며 세이프로 정정됐다. 문현빈은 황당한 표정으로 직접 세이프 제스처를 취해야 했다. 해설위원 오승환도 “정신 차려야 한다.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할 정도였다.

불만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류 감독은 깔끔하게 정리했다. “첫 경기 오심 장면을 나도 봤다.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웃음). WBC에는 조금 더 경험이 있는 분들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에겐 오히려 좋은 학습의 기회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 번쯤 이런 경험을 하고, 홈구장에서 경기하듯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장이라고 본다. 내년 3월엔 더 자연스럽게 경기를 풀어갈 것이다”라고 했다.

문제의 장면을 직접 겪은 선수들 역시 당황했지만 분위기는 밝았다. 특히 1차전에서 천장 맞은 타구를 두고 일본 선수와 대화를 나눈 안현민은 “나도 도쿄돔 로컬 룰을 잘 몰랐다. 일본 선수가 ‘파울’이라고 말해서 웃으면서 ‘그런데 왜 2루에 있니?’라고 농담했다”고 말했다. 절묘한 유머로 어색한 상황을 넘긴 셈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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