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투어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in 제주

20년 만에 한시즌 2승한 40대 선수 우뚝

상금 2.2억 더해 첫 60억원 돌파 가시권

“가족 응원 큰 힘, 꾸준한 선수 되겠다”

[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 기자] ‘미스터 박카스’ 박상현(42·동아제약)이 ‘파이널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박상현은 9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7259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총상금 11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마지막홀 극적인 버디로 우승했다. 최종스코어는 11언더파 277타로 이태희(41·OK저축은행)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등극했다.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이태희에게 공동 선두자리를 허락한 박상현은 18번홀(파4) 두 번째 샷을 핀 왼쪽 5m 옆에 떨어뜨렸다. 신중하게 라인을 읽은 박상현은 과감하게 퍼트했고, 그대로 우승을 확정했다.

그는 “17번홀 보기하고 ‘연장을 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퍼트 때는 슬라이스 라인이어서 가까이 붙이자고 생각했다. 우측으로 더 많이 휠 것으로 예상하고 스트로크했는데, 곧게 흘러가더라. 우승은 하늘이 점지하는 게 맞나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우승 확정 순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린 박상현은 그린 옆 프린지에 올라 껑충껑충 뛰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대회 우승으로 40대 이후 한 시즌에 두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세 번째 KPGA투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최강수(65)와 김종덕(64)이 2005년 가야오픈과 한국오픈, 스카이힐 제주오픈과 신한동해오픈에서 각각 2승씩 거둔 이래 20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생애 통산 상금 60억원에도 바짝 다가섰다. 이번대회 우승상금은 2억 2000만원. 2023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KPGA투어 선수로는 최초로 국내에서만 상금 50억원을 벌어들인 선수로 이름을 올린 박상현은 이번대회 우승으로 58억 9372만4057원으로 늘렸다. 전대미문의 60억원 돌파까지 1억600여만원 남아, 내년시즌 초반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

2005년 KPGA투어에 데뷔한 박상현은 235개 대회에서 14승을 쓸어 담았다. 해외투어까지 포함하면 통산 16승. 올시즌 하반기 개막전으로 열린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시즌 첫 톱10 진입을 우승으로 따내더니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서도 시즌 두 번째 톱10 진입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늘 유쾌한 입담과 밝은 표정, 남다른 팬서비스와 후원사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스타 플레이어로 군림 중인 박상현은 “아내에게 1000원을 주고 꿈을 산 게 좋은 효엄을 보였다”고 깜짝 뒷얘기를 공개했다. 박상현은 “아내가 어제 똥꿈을 꿨는데,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으니 사라더라. 그래서 1000원에 샀다. 꿈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껄껄 웃었다.

큰아들 시원군이 이틀간 갤러리하며 “아빠, 1타 이기고 있어, 지고 있어 등을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힌 그는 “최종라운드에서는 바람이 강해 스코어를 지키자, 버티자는 심정으로 대회에 임했다. 바람도 도와준 최종라운드”라고 유쾌한 입담을 과시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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