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멀리 계시는 해외 동포, 해외 근로자 여러분, 지난 한 주 안녕하셨습니까?”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KBS1 ‘가요무대’의 인사는 여전히 변함없다. 수많은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동안에도 ‘가요무대’는 단 한 번도 월요일의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1985년 첫 방송 이후 40주년을 맞은 ‘가요무대’는 단순한 음악쇼가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의 기억이자 세대의 향수를 담은 타임캡슐이다.
그리고 그 무대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김동건 아나운서가 있었다. 매주 월요일 밤, 김 아나운서의 단정한 인사와 함께 세대와 세대를 잇는 노래가 흐른다.
무려 40년이다. 김 아나운서는 ‘가요무대’ 40주년 소감으로 가수, 스태프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만약에 ‘가요무대’를 사랑하고 기다려주신 시청자분들이 안 계셨다면 ‘가요무대’를 어떻게 40년이나 할 수 있었겠나 싶습니다. 40년간 출연해 준 가수, 우리 스태프들도 고맙지만 변함없이 오랜 기간 박수치고 응원하고 기다려주신 시청자분들이 제일 고맙습니다.”

1963년 동아방송 아나운서로 방송계에 입문한 김 아나운서는 매주 프로그램을 고정 진행하는 전현직 아나운서 중 최선임으로 ‘가요무대’를 무려 33년간 진행하고 있다. 33년간 ‘가요무대’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김 아나운서는 “저 또한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가요무대’를 보면서 즐거워하시는 분들을 볼 때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호국보훈의 달 특집에 등장했던 한 미망인을 떠올렸다. 그때의 울음은 여전히 김 아나운서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남편의 전사 통지를 받고 남편이 남겨준 시계를 평생 가슴에 품고 다녔다는 미망인이었는데 얼마나 많이 울었던지 ‘이제는 눈물이 다 말라 나오지도 않는다’는 그분의 말을 듣고 왜 그렇게 내가 눈물이 났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40주년 특집 방송은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타이틀로 꾸며졌다. 40년 전 리비아로 파견 근로를 떠난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냈던 초등학생이 중년이 돼서 어머니와 함께 방청석을 찾았다. 40년 전 리비아 대수로 현장에서 진행된 ‘가요무대’에 함께한 파견 근로자들도 초대돼 감동을 더했다.
한국 가요사를 대표하는 총 24명의 아티스트가 ‘가요무대’ 40주년을 위해 총출동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이미자였다. 이미자가 무대에 오르자 객석은 숨을 죽였다.
이미자는 “40년 전의 나는 (젊어서)펄펄 날 때였다”고 농담하며 “‘가요무대’는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후배들이 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줬다. 너무 감사하다. 후배들이 많이 양성될 수 있도록 100년까지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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