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PO 3차전 4이닝 4실점

3회까지 ‘제구 완벽’ 4회 ‘흔들’

구자욱 내야 안타 후 리듬 깨졌다

가운데 몰린 변화구도 ‘부진 원인’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한순간에 흐름이 무너졌다. 한화 류현진(38)은 초반 안정감을 보여주며 ‘에이스’다운 투구를 이어갔다. 4회 들어 갑자기 흔들렸다.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했다. 구자욱의 내야안타 이후 리듬이 깨진 탓이다. 모든 것이 꼬였다.

류현진은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4이닝 6안타(2홈런) 4실점이다. 류현진 이름치고는 아쉬운 결과다.

총 74구를 던졌다. 구종 비율은 속구 33개, 체인지업 16개, 커브 14개, 커터 11개였다. 전체 74구 중 42구가 바깥쪽으로 형성될 만큼 정교한 코너워크가 빛났다. 그러나 4회 들어 19개의 공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제구가 무너진 결정적 이유다.

경기 초반 세 이닝까지만 해도 삼성을 압도했다. 바깥쪽 속구와 체인지업을 교차하며 타이밍을 완벽히 무너뜨렸다. 4회부터 투구 리듬이 완전히 달라졌다.

변곡점은 4회말 1사 후 구자욱 타석이다. 류현진은 1루수 땅볼을 처리하기 위해 직접 1루 커버에 달려갔다. 세이프 판정이 나왔고, 그 순간부터 흐름이 변했다. 투구 리듬이 깨진 모습을 보였다. 공에 불필요한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다음 타자 디아즈에게 빠른 공 위주로 승부했지만, 속구가 밋밋하게, 높게 형성됐다. 제구가 어긋나자 자신 있는 체인지업으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그 선택이 화근이었다.

김영웅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리며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

이후에도 흔들림은 이어졌다. 김태훈 타석에서는 결정구로 커브를 선택했지만, 이 역시 제구가 되지 않았다. 커브가 가운데로 몰렸다. 또 한 번 홈런 허용이다. 4회 두 개의 홈런이 류현진의 가을을 무너뜨렸다.

사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은 삼성 상대로 올시즌 1승무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다소 약했다. 포스트시즌의 류현진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김경문 감독도 “커리어가 대단한 선수다.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초반 세 이닝은 그 말을 입증했다. 단 한 순간, 1루 커버 이후 무너진 리듬이 모든 것을 바꿨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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