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부산=서지현 기자] 부산국제영화제가 서른 살 생일을 맞았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이 서른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30th BIFF)가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됐다. 사회는 배우 이병헌이 단독으로 맡았다. 이날 막을 올린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26일까지 해운대구 일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마찬가지로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이병헌은 “30년 전 부산에서 시작된 작은 꿈이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됐다”며 “저도 1995년에 첫 영화를 찍으며 30년차 배우가 됐다. 공자는 서른이 새롭게 서는 나이라고 했고, 발자크도 서른은 ‘인생의 정오’라고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이병헌은 주연작이자 박찬욱 감독의 신작인 ‘어쩔수가없다’로 서른 번째 부산국제영화제의 막을 올렸다. 이는 이병헌 연기 인생의 첫 기록이다.
이병헌은 역사적인 순간을 자리에 모인 관객과 함께하길 꿈꿨다. 이에 이병헌은 “30년 넘게 바라왔다. 벅차오른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 역시 부산국제영화제를 여러 차례 찾았지만 개막작으로는 처음이다. 박 감독은 “믿어지지 않는다. 진심으로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샤넬이 여성영화인들의 문화·예술적 기여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신설된 까멜리아상은 대만 배우 겸 감독 실비아 창에게 돌아갔다. 무대에 오른 실비아 창은 “1972년에 데뷔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해왔다”며 “중간에 결혼도 하고, 엄마가 됐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다”고 여전한 열정을 드러냈다.

올해의 한국영화 공로상을 수상한 정지영 감독은 “저는 그냥 카메라 곁에 서 있었을 뿐이다. 열심히 뛰어준 배우들, 카메라 뒤에서 밤을 지새운 수많은 스태프, 영화를 지켜주고, 바라봐 준 관객들이 있었다. 모든 숨결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영화의 위기는 잠시일 것”이라며 “한국 영화인들은 언제나 새롭고, 힘차고, 바람직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 영화제에 숨은 보석 같은 작품들을 찾아서 즐겨달라”고 전했다.
아시아영화인상은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제78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수상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창작의 끈을 놓지 않은 독립 영화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인사했다.
서른 번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새로운 변화를 꿈꿨다. 이를 위해 경쟁 부문을 신설, 올해부터 ‘부산어워드’를 진행한다. 총 14편의 작품이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을 두고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선발된 대상은 올해 폐막작으로 상영되며 유종의 미를 장식한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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