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대한민국 음악사의 산 증인 슈퍼주니어가 또 새로운 역사를 이어간다.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슈퍼 쇼 10(SUPER SHOW 10)’가 그 새로운 기록의 시작이다.

슈퍼주니어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슈퍼 쇼 10’의 막을 올리고, 글로벌 팬들과 호흡하며 뜨거운 무대를 완성했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그룹이라 잘 보이지 않는 시야 제한석까지 매진됐다. 최소 3만명 이상 관객을 모았다. 동시에 진행된 극장 라이브 뷰잉과 온라인 생중계로 미국,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싱가포르 등 전 세계 팬들과 함께했다.

무대도 특별했다. 슈퍼주니어의 20년 디스코그래피를 재해석한 세트리스트에 ‘10’을 뜻하는 로마자 ‘X’ 형태의 돌출 무대, 5m 상공의 키네시스 조명 겸 공중 무대를 만들었다. 팬덤 엘프(E.L.F.)가 주인공인 VCR 스토리와 유기성이 돋보였다. “슈퍼주니어의 20주년은 곧 엘프의 20주년”이라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됐다. 감동은 뭉클하게 올라왔다.

멤버 나이 총합 360세를 넘어가는 ‘고령화 아이돌’이라고 웃지 못할 이야기를 스스로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글로벌 그룹의 존재감이 여전했다. 관록과 데뷔 초의 열정이 쉼 없이 교차했다. 강력한 힘이 존재한다는 걸 증명하듯 ‘트윈스(Twins)’를 시작으로 ‘세이 리스(Say Less)’까지, 무려 9곡을 소화한 뒤 인사를 나눴다.

멤버 한 명씩 반갑게 자신을 소개하고 귀여운 포즈를 지었다. 워낙 오래된 멤버들이라 지나가는 한마디에도 말을 얹으며 소소한 웃음을 만들었다. 슈퍼주니어에게만 느껴지는 깊은 유머가 현장을 유쾌하게 이끌었다.

리더 이특이 이번 콘서트의 의미를 새겼다. 이특은 “쟤네 안 될 거야’ ‘쟤네 지쳤을 거야, 1~2곡 하고 멘트만 계속하겠지’ 할 텐데 오늘 여러분들 무대 보시고 ‘제발 그만해’ ‘쟤네 저러다가 20년~30년 더하겠어’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세가 좋았다. 쉼 없이 달려 나갔다. 슈퍼주니어는 수많은 보이그룹의 레퍼런스다. ‘프로젝트 그룹’이란 꼬리표를 떼고 K팝을 글로벌 전역으로 확장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10명이 넘는 멤버의 그룹은 슈퍼주니어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슈퍼주니어가 대중음악사다. 이들의 성장은 K팝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 단순한 훅과 미니멀한 멜로디의 ‘쏘리 쏘리(Sorry Sorry)’는 K팝을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이끌었다. 일렉트로닉 퍼포먼스가 담긴 ‘미인아(Bonanman)’ 단순함의 미학 ‘미스터 심플(Mr. Simple)’, 자기 패러디 유머를 녹인 ‘마마시타-야야야(Mamacita-YAYAYA)’는 청춘의 상징에서 머무르지 않고, 엔터테이너 그룹으로 정체성을 확장해온 과정의 증거다.

객석에선 환호성이 들끓었다. 멤버들의 얼굴이 잡힐 때마다, 거친 안무 속에서 속살이 은연 중에 비칠 때마다 강렬한 눈빛이 객석을 노려볼 때마다 1만여 관객은 목이 찢어지라고 소리를 높였다. 특히 각종 건강 문제로 콘서트 참여를 미뤄온 희철이 잡힐 때마다 그 함성은 더욱 컸다.

슈퍼주니어는 “여러분께서 슈퍼주니어를 아끼시는 만큼 저희도 슈퍼주니어를 아낀다. 계속 멤버들 믿고 따라와 주시면 좋겠다”고 고마워했다. 그리고 더 많은 음악 활동으로 보답하겠다는 포부가 멤버들의 교차하는 눈빛에서 전달됐다. 진심으로 행복했고, 기뻐 보였다.

2008년부터 시작해 약 330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한 ‘쇼퍼 쇼 10’은 10번째 투어를 향한다.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총 16개 지역을 찾는다. 이특의 말엔 슈퍼주니어의 각오가 그대로 담겼다. “슈퍼주니어의 과거, 현재, 미래를 총망라해서 볼 수 있는 그 시간이 ‘슈퍼 쇼 10’이다. 슈퍼주니어가 ‘ing’라는 걸 보여드리겠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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