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재밌는 장면을 연출한 거에요.(웃음)”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한 인터뷰. 그러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젠지의 ‘진짜 힘’이 녹아 있다. 젠지 미드라이너 ‘쵸비’ 정지훈은 담담하게, 그러나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불과 일주일 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정상을 밟은 데 이어 스포츠 월드컵(EWC)까지 제패했다. 리야드의 무더위 속에서도 젠지는 강했다. 그리고 2025시즌을 자신의 손으로 물들이고 있는 ‘쵸비’는 최강팀 젠지 비결로 ‘자신감’과 ‘팀워크’를 꼽았다. 그리고 마침내 ‘국제전 2관왕’을 달성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덧그렸다.

젠지가 다시 한 번 세계 최정상에 섰다. 젠지는 2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2025 EWC’ 리그 오브 레전드 결승전에서 중국의 애니원즈 레전드(AL)를 세트 스코어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일주일 만에 2연속 국제 대회 정상에 오른 젠지는 ‘왕조’에 가까운 무적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우승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쵸비’는 “우승해서 너무 좋고, 우리 팀이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 정말 뿌듯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또한 그는 1·2세트 압도적 승리로 가져갔지만 동점을 허용, 결국 풀 세트까지 간 원인을 묻는 질문에 “재밌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웃음)”고 말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EWC는 단순히 우승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무대였다. 하지만 젠지에게는 MSI 우승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맞이한 또 다른 ‘전장’이었다. 밴쿠버에서 리야드까지 이어진 살인적인 일정, 체력과 집중력 모두 한계를 시험한 고된 여정이었다. 그럼에도 ‘쵸비’는 흔들림 없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그는 승리할 수 있었던 데는 자신감과 팀원들을 향한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쵸비’는 “MSI를 우승한 후 마음에 여유가 생겼던 것 같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EWC에 참가한 다른 팀들도 다 힘든 일정이었기 때문에 그냥 우리 플레이에 집중하면 이기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젠지는 2025년 LoL 국제 대회를 2개 연속 석권, 그리고 팀 역사상 첫 EWC 챔피언이라는 타이틀까지 손에 넣었다. 팀의 중심인 ‘쵸비’는 라인전 우위, 한타 설계, 시야 장악 등 미드라이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마지막 5세트에선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활용해 경기 흐름을 좌우하며, 진정한 ‘게임 체인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제 ‘쵸비’의 시선 단 하나, 2025시즌 피날레를 장식할 ‘LoL 월드챔피언십’을 향한다. 아직 정복하지 못한 정상이다. “가장 큰 목표는 롤드컵 우승이다” MSI 우승 인터뷰에서 밝힌 ‘쵸비’의 각오가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까. ‘쵸비’의 넥스트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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