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아시아 최대 규모 실험영화의 장, 제22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이 올해 개막작 및 전체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개막의 박차를 가한다고 21일 밝혔다.

주최 측은 이날 올해 개막작은 ‘네 손가락, 다섯 발가락’ ‘의자 위를 걸으며’ ‘사물 a (가제)’ 3편으로 선정했다.

개막작의 첫 번째 상영작으로 이름을 올린 에이미 할펀 감독의 ‘네 손가락, 다섯 발가락’은 ‘멸종’이라는 키워드를 섬세하게 전달하며,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감각을 각인시키는 작품으로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의 스물 두 번째 포문을 힘차게 연다.

두 번째 상영작인 차재민 감독의 ‘의자 위를 걸으며’는 노동 현장에서 교환되는 ‘생존’의 언어를 통해 연대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마지막 작품은 찬타나 팁쁘라찻 감독의 ‘사물 a (가제)’로 바라보는 행위와 시선을 받는 경험을 통해 과거와 미래, 시선들이 만들어 내는 복잡한 시간성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개막식의 피날레를 장식할 전망이다.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조인한 프로그래머는 “개막작에 선정된 세 편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리 시대의 조건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복잡한 현실을 관통한다. 각기 다른 미학적 전략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직시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작품들이다.”라고 개막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개막작 3편은 제22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의 개막일인 7월 24일(목) 오후 7시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2관에서 개막식 직후 연속 상영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이어,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의 유일한 경쟁 부문인 EX-NOW(엑스 나우)는 올해 82개국에서 2,300여 편이 출품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 가운데 해외 작품 23편, 국내 작품 11편 등 총 34편의 주목할 만한 실험영화가 엄선되어 상영된다.

Indi-Visual(인디 비주얼)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내외 실험영화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독창적인 영상 예술로 미국 실험영화계의 전설로 불리는 로버트 비버스 감독, 시각예술과 다큐멘터리를 넘나들며 독특한 영상언어로 주목받고 있는 차재민 감독이 주인공으로 함께한다. 두 감독 모두 관객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으며, 특히 로버트 비버스 감독의 디지털화되지 않은 필름 작품을 상영하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된다.

EX-Choice(엑스 초이스)는 다양한 국가의 실험영화를 조명한다. 국내 실험영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한국 비경쟁’ 프로그램을 비롯해, 인터섹션-코루냐 국제 영화제와의 교류 작품들로 구성된 ‘인터섹션’, 그리고 가자지구를 후원하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씨앗의 노래’ 등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올해 Asia Forum(아시아 포럼)은 태국과의 교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태국 초기 실험영화부터 최근 주목받는 동시대 작품들까지 엄선하여 아시아 실험영화 지평 확장에 나선다.

회고전인 EX-Retro(엑스 레트로)에서는 ‘해방’에 대한 사유를 빛과 움직임으로 표현해온 에이미 할펀 감독의 실험영화 필름 17편이 상영된다. 이번 섹션은 그의 독보적인 예술 세계와 실험영화 발전에 기여한 발자취를 되짚는 뜻깊은 시간이 될 예정이다.

2023년 첫선을 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던 Audio Visual Performance(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는 올해 총 4편의 실험영화에 대한 공연을 통해, 영화와 공연예술이 융합된 새로운 문화예술의 장을 선보인다.

한편, 개막작과 전체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22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은 오는 7월 24일부터 31일까지 8일간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 시각예술 창작 공간 소리그림 등에서 열린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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