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어느샌가 ‘여름 극장가=공포물’ 공식이 생겼다. 더운 여름철 서늘한 장르의 작품을 보며 더위를 떨쳐버리는 재미다. 올해는 ‘노이즈’가 그 주인공이다.

올여름 첫 번째 공포 주자로 출격한 ‘노이즈’는 외화 바람 속 꿋꿋하게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노이즈’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지난 19일 누적 관객수 141만5476명을 기록했다.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 분)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다. 배우 이선빈의 첫 공포물로 주목받았다.

특히 ‘노이즈’는 개봉 18일째인 이달 12일 누적 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노이즈’는 개봉 3주 차 주말 손익분기점인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야당’ ‘히트맨2’ ‘승부’ ‘하이파이브’ 등 2025년 흥행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한 영화 배급사 대표는 “‘노이즈’가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 할 수 없겠지만, 관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충실히 했다. 좋은 영화를 만들면 관객들이 본다는 사례를 남긴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극장가엔 여름 대작들이 대거 출격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슈퍼맨’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등 신작이 쏟아지고 있다. 신작 공세로 박스오피스 4위까지 하락했던 ‘노이즈’는 지난 18일 신작들을 모두 제치며 다시 2위로 역주행에 성공하며 꺾이지 않는 장기 흥행 기세를 보여줬다.

여기엔 방학을 맞은 10대, 20대 관객들의 힘이 크다. CGV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노이즈’ 연령별 예매 분포도에서 20대가 30%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10대는 25%로 2위에 올랐다. 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며 ‘노이즈’ 역시 탄력을 받은 셈이다.

무엇보다 ‘노이즈’는 극장에 최적화된 장르다. ‘층간소음’을 주제로 사운드가 주는 공포감을 생생히 살려냈다. 이는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재미로, 안방이 아닌 극장가로 관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전략 중 하나다.

‘노이즈’와 함께 배우 주현영의 장편 스크린 데뷔작 ‘괴기열차’도 일일 박스오피스 TOP10 안을 유지 중이다. ‘괴기열차’는 공포 유튜버 다경(주현영 분)이 유튜브 콘텐츠 소재를 위해 광림역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괴담’이라는 소재를 앞세워 이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냈다는 신선함을 갖춘 영화다. 지난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일찌감치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이들의 뒤를 이어 지난 17일엔 배우 스테파니 리, 김태연이 호흡을 맞춘 오컬트 미스터리 ‘구마수녀-들러붙었구나’가 개봉했다. 이어 오는 8월엔 그룹 레드벨벳 예리(김예림) 주연의 하이틴 호러 ‘강령: 귀신놀이’, 그룹 AOA 출신 임도화의 ‘검은 령’ 등이 개봉 예정이다.

국내 영화 제작이 위축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름 시장 공포 영화에 대한 니즈는 분명한 것으로 엿보인다. 다만, 중요한 건 작품의 완성도다. 관객 기대에 못 미친 작품이 워낙 많다보니,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게 사실이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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