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군복을 입고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그의 노래는 멈추지 않고 흘렀다. 주인공은 조승연이다 무대에선 우즈로 불린다.
우즈는 지난 2023년 4월 다섯 번째 미니앨범 ‘우리’(OO-LI)를 발표했다. 수록곡 ‘드라우닝(Drowning)’은 당시 주목받지 못한 곡이었다. 순위권에 들지 못한 채 묻힐 뻔했던 이 노래는 약 1년 반 뒤, 전혀 뜻밖의 방식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환점은 2024년 10월 KBS2 ‘불후의 명곡’ 국군의 날 특집이다. 군복을 입은 ‘상병 조승연’이 무대 위에 섰다. 그는 직접 작사·작곡한 ‘드라우닝’을 열창했다.
단 한 번의 방송, 단 한 번의 무대였지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유튜브에서 이 영상은 1700만 회 이상 조회됐고 ‘드라우닝’은 멜론 일간 차트에 진입했다.
그 뒤로는 질주였다. 차트는 계속해서 거꾸로 올라갔고, 음원 플랫폼마다 우즈의 이름이 새겨졌다. 멜론 톱100 1위, SBS ‘인기가요’ 1위 2회, 써클차트 디지털·스트리밍 부문 상반기 1위까지 올랐다.
특이한 점은 이 모든 일이 군 복무 중에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근무지원단 소속으로 충실히 군 복무를 수행하면서도 무대 하나 없이 음원만으로 팬덤을 확장하고 차트를 역주행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군백기’는 그의 ‘전성기’가 됐다.
우즈는 데뷔 이후 굴곡 많은 길을 걸었다. 2014년 유니크(UNIQ) 멤버로 처음 이름을 알렸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9년 Mnet ‘프로듀스X101’을 통해 엑스원(X1)으로 재데뷔했다.
그러나 팀은 데뷔 직후 조작 논란에 휘말려 해체됐고, 다시 홀로 섰다. 그렇게 맞은 세 번째 데뷔가 솔로 우즈였다. 실패와 위기, 기다림 속에서 그는 ‘드라우닝’으로 마침내 자신만의 서사를 완성했다.
그리고 이제, 그가 돌아온다. 21일(오늘) 만기 전역을 하는 우즈는 전역과 동시에 무대에 복귀한다. 그를 향한 러브콜은 이미 이어지고 있다.
‘일본 서머소닉 2025’ ‘렛츠락 페스티벌’ ‘사운드플래닛페스티벌’ 등 국내외 대형 무대 라인업에 일찌감치 이름을 올렸다. 이 모든 페스티벌은 ‘우즈의 여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드라우닝’은 떠난 이의 부재를 노래하는 슬픈 러브송이지만, 지금의 우즈에게는 부재보다 귀환이 더 어울린다.
단단하게 다져온 음악성과 감정을 관통한 가창력, 그리고 수많은 실패를 견딘 의지. 그가 돌아온 지금,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닌 앞으로의 기록이다.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