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2025년 기준 근무시간은 주 40시간, 월 209시간. 직장인 대부분 하루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는 만큼 업무 자체는 물론, 환경도 중요하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MZ세대에겐 ‘평생직장’ 개념이 희미해진지 오래인 지금,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 또한 확연히 달라졌다. 젊은 층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는 ‘자기 결정권(스스로 자신과 관련된 사안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최근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가 2040 직장인을 상대로 진행한 ‘연봉이 높아도 다니고 싶지 않은 회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4.5%가 ‘부도덕한 관리자나 임원이 있는 회사’를 1위로 꼽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40대 이상(30.8%)보다 20대(36.4%)와 30대(34.5%) 직장인이 이 항목을 더 많이 선택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공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2위는 응답자 33.9%가 선택한 ‘나와 맞지 않는 회사의 운영 방식 및 가치관’이다. 젊은 세대는 직장을 선택할 때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일하는 방식’이나 ‘가치관 공유’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행복의 기준은 나 자신이 정한다’라는 MZ의 가치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 이외에도 ‘공정하지 않은 보상 체계’(30.6%), ‘방향성 없는 업무 지시’(25.6%), ‘무기력한 사내 분위기’(15.4%) 등이 뒤를 이었다.

퇴사와 이직을 여러 번 반복했다고 밝힌 직장인 고영채(28·여)씨는 “회사 구성원과 업무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보다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이 월등히 높지 않나. 비뚤어진 가치관을 가진 상사 혹은 동료와 함께 일하기 힘들다”며 “나를 깎아내리면서까지 버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고씨의 직장 동료인 이예린(30)씨 역시 업무환경을 언급하며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 경험상 비합리적인 상사일수록 불합리한 업무 지시가 잦았는데 버틴다 한들 끝은 ‘퇴사 엔딩”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력한 만큼 보상도 따라줘야 한다”며 “금전적 보상이 아니더라도 회사를 계속 다닐 동기 부여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446명이 참여한 인쿠르트의 ‘신입사원 조기 퇴사’ 설문조사를 보면,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가 조직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라는 응답이 80.5%에 달했다. 직원이 퇴사하면 업무의 차질이 생기는데다 사내 분위기까지 흔들린다는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지만, 회사는 직원이 있기에 존재한다. 구성원이 흔들리면 회사의 근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기업에서도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할 때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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