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강남=김민규 기자] “이젠 극장도 있고, 관객도 있습니다.”
글로벌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다시 ‘한국’을 두드린다. 단순한 재도전이 아니다. 손흥민·BTS·레고 등 K-컬처 상징들을 한껏 끌어안았다. 여기에 국내 유통망부터 크리에이터 생태계까지 촘촘히 엮어 정공법을 택했다. 핵심은 생태계 확장. 에픽게임즈 대표작 ‘포트나이트’가 ‘콘텐츠 허브로 진화’를 선언하며, 한국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11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안다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표작 ‘포트나이트’의 국내 확장 출시를 발표했다. 포트나이트는 ‘언리얼 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2017년 출시한 온라인 멀티플랫폼 게임이다. 글로벌 누적 계정 수 5억개를 돌파,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2018년 한국에 처음 상륙했을 땐 ‘흥행 참패’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번엔 단단히 준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성철 대표는 “2018년 한국 첫 출시 당시엔 극장에 영화가 있었지만 관객은 없었고, 자동차는 있었지만 운전할 사람이 없었다”라며 “이번 확장은 1년 넘는 준비 기간을 거쳐 유저 피드백과 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진정한 재출발”이라고 힘줘 말했다.

핵심은 ‘K-컬처와 협업’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이다. 오는 21일부터 ‘포트나이트’ 게임 내 상점에서 손흥민의 유니폼, 스타일 변형이 가능한 장신구 ‘포워드 엣지’ 등으로 구성된 ‘손흥민 번들’을 판매한다. 손흥민의 실제 골 세리머니를 재현한 ‘찰칵 세리머니’ 이모트도 포함됐다. 정식 판매는 28일까지.
끝이 아니다. BTS 정국과 지민, 엔하이픈, 아일릿 등 국내 인기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포트나이트 리듬 게임 콘텐츠 ‘잼트랙’에 추가됐다. 이용자는 해당 곡들을 직접 연주하거나 리믹스하며 다른 유저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에픽게임즈 디자인 디렉터 에릭 윌리엄슨은 “K-팝은 글로벌 팬덤을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라며 “포트나이트는 음악·패션·스포츠가 융합된 디지털 문화 허브로 진화하고 있고, K-콘텐츠는 이 생태계의 실험장이자 촉매제”라고 강조했다.
신규 콘텐츠도 대거 추가됐다. 5대5 전술 슈팅게임(FPS) ‘포트나이트: 발리스틱’은 리스폰 없이 라운드 기반으로 진행되며, 돌격소총·산탄총·저격총 등을 활용한 전략 전투가 핵심이다.
이와 함께 ‘레고’를 활용한 소셜 역할수행게임(RPG) ‘레고 포트나이트: 브릭 라이프’도 공개했다. 이 게임은 가상 세계에서 직업을 갖고 집을 짓고 친구를 사귀는 등 자유도 높은 일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에픽게임즈 마이클 모든 파트너십 디렉터는 “한국 이용자는 레고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브릭 라이프는 캐주얼하고 창의적인 경험을 원하는 이용자에게 최적”이라고 소개했다.

유통망도 대폭 보강됐다. 이날부터 ‘포트나이트’는 국내 앱마켓 원스토어에서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 또한 넥슨과의 제휴를 통해 전국 넥슨 PC방에서도 포트나이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PC방에서는 7월 31일까지 ‘확장 출시 기념 의상 세트’를 무료로 제공하며, 9월 15일까지 접속 시 전통 연을 모티브로 한 ‘색동치마연 글라이더’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국내 크리에이터 생태계도 적극 지원한다.
박 대표는 “포트나이트는 더 이상 배틀로얄 게임이 아니다. 플레이어, 브랜드, 크리에이터가 함께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생태계 그 자체”라며 “앞으로 포트나이트는 K-컬처를 가장 빠르게 수용하고, 세계로 확산시키는 글로벌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