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필승! 충성!”

10일 오전 9시,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던 강원 춘천 신북읍체육공원 축구장. 잔잔한 바람이 일렁이던 순간, 멀리서 색소폰 소리가 울려퍼졌다. 군복 차림의 RM이 색소폰을 연주하며 등장하자, 고요했던 현장에 일순간 아미들의 함성이 터졌다. RM의 멋스러운 연주에 맞춰 뷔가 수줍은 미소로 발을 맞췄고, 취재진의 셔터 소리가 박수 갈채처럼 쏟아졌다.

방탄소년단 완전체 컴백의 서막이 열렸다. RM(본명 김남준·30)과 뷔(본명 김태형·29)가 이날 함께 전역했다. 이들은 군 생활을 통해 “저희가 활동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나라를 지켜주시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RM은 육군 제15보병사단 군악대, 뷔는 육군 제2군단 군사경찰단 특수임무대에서 복무했다. 두 사람은 전역 당일 팬들의 혼잡을 우려해 각 부대에서 전역 신고를 마치고, 체육공원으로 이동해 취재진과 공식 행사를 진행했다.

카메라 앞에 선 두 사람의 얼굴에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각 부대 구호에 맞춰 “필승!” “충성!”을 외치며 늠름하게 경례한 두 사람은 마이크를 들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군 복무를 통해 외모뿐 아니라 마음가짐도 한층 성숙해진 분위기였다. RM은 “장병 분들이 전·후방에서 나라를 지켜주시고 싸워주셨기에 방탄소년단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뷔는 “군 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다잡는 시간이었다”며 함께한 부대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군에 대한 시선도 달라졌다. RM은 “예전보다 아버지와 주변 군필자 분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남아 있는 후임들이 걱정도 된다. 조금만 더 잘 버텨서 사회로 건강하게 나와 다시 만나면 좋겠다”고 전했다. 뷔도 “모두 다치지 말고 무사히 훈련 마치고 전역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22년 12월 맏형 진(본명 김석진·32)을 필두로 순차적으로 입대하며 ‘군백기’에 돌입했다. 이 기간에도 멤버들은 미리 준비한 솔로 작업물을 통해 팬덤 ‘아미’와의 접점을 꾸준히 이어왔다.

복귀 신호탄은 지난해 6월 진이 가장 먼저 전역하며 쐈다. 이후 제이홉(본명 정호석·31)도 군 복무를 마치고 가요계로 돌아왔다. 이제 RM, 뷔에 이어 11일에는 지민(본명 박지민·29), 정국(본명 전정국·27)이 전역한다.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인 슈가(본명 민윤기·32)는 오는 21일 소집해제된다.

6월을 기점으로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이 병역 의무를 마무리하게 되며, ‘완전체’ 활동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RM, 뷔의 전역 현장에는 다수의 해외 언론이 몰려 이들의 귀환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브라질, 일본 등 해외 팬들도 아침 일찍부터 현장에 모여 축하 플래카드를 들고 두 사람의 복귀를 환영했다.

방탄소년단이 어떤 방식으로 완전체 컴백을 선언할지 주목된다. RM, 뷔는 이날 전역 이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한 목소리로 ‘공연’을 꼽았다. “앨범을 열심히 빨리 만들어서 다시 무대로 복귀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두 사람은 아미를 향해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멋있는 무대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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