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오페라과 한은빈, 제11회 DIMF ‘뮤지컬 스타’ 대상
“관객들이 다른 생각 못 하게 하는 배우 되고파”

[스포츠서울 | 대구=표권향 기자] 새로운 뮤지컬 스타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한은빈(24). 그는 심사위원들로부터 고품격 목소리를 가졌다는 극찬을 받으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한은빈은 지난 7일 대구 북구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제1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뮤지컬 스타’에서 ‘비 모어 칠(Be More Chill)’의 ‘화장실에 있는 마이클(Michael in the Bathroom)’을 불러 총점 789점(심사위원 689점·관객 투표 100점)으로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더불어 ‘관객이 뽑은 인기상’까지 휩쓸어 2관왕에 올랐다. 그에게는 상금 1000만 원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그가 선곡한 ‘Michael in the Bathroom’은 파티에서 ‘스큅(Super Quantum Unit Intel Processor, SQUIB)’이라는 신비의 알약을 먹고 혼자만 ‘인싸’가 절친 ‘제레미’에게 소외된 ‘마이클’이 자신을 화장실에 가둔 상황을 노래한다.
오페라를 사랑한 청년이 뮤지컬의 마력에 빠지니 관객들까지 무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오페라과에 재학 중인 한은빈은 폭넓은 음역과 또렷한 발성, 소리를 끌어내는 힘 등 자신이 장착한 무기를 맘껏 뽐냈다.
3년 전인 2022년 뮤지컬 스타에서 고배를 마셨던 한은빈은 무대 위에서 고등학생 ‘마이클’의 하소연을 여러 감정으로 표현해 심사위원 7명(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배우 남경주·성기윤·유희성·홍본영·김소향·김보경)과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특히 김보경으로부터 100점을 획득, 이날 참가자 중 유일한 만점의 주역이 됐다.
그의 노래를 들은 김보경은 “예선부터 기대한 대상 후보 중 한 명이다. 선곡에 비해 목소리가 고품격이다. 목소리에 반해 새로운 시도로 (넘버를) 잘 골랐다”며 “내 마음속 1등이다. 무대에서 꼭 봤으면 한다. 자주 듣고 싶다”라고 극찬했다.
96점을 준 유희성은 “완전히 기대하고 있었다. 200% 충족시켜줬다. 마스께라(Maschera, 얼굴)의 전면부를 통해 ‘화장실의 왕자’와 ‘아싸’ 마음의 소리가 명료하게 들렸다. 고품격 목소리로 전달력도 좋았다”라며 “춤과 점프력, 턴(Turn)을 하지 않고도 캐릭터에 맞는 동작이 볼거리 중 하나였다. 고품격 가창력을 발휘한 것처럼 연기와 춤도 함께 한다면 글로벌 뮤지컬 스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한은빈은 “꿈꾸는 것 같다. 행복하다”라며 “고등학생 때부터 도전한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올해 도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항상 응원해준 가족과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심사위원님들과 파이널 동기들 모두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이어 “오늘 무대를 시작할 때 관객석이 조용해서 어떡하나 걱정했다. 그런데 무대가 끝나고 환호해 줘서 감사하다. 내가 무대에서 연기하고 노래할 때 관객들이 다른 생각을 못 하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열정이 불타오르는데, 연기와 춤, 노래 모두 잘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뮤지컬 스타’는 미래의 한국 뮤지컬 및 글로벌 공연시장을 이끌어 갈 인재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DIMF가 2015년부터 시작한 국내 최초·최대 규모 청소년 뮤지컬 경연대회다. 조환지(1회 대상), 김리현(2회 우수상), 이지연(4회 대상), 김지훈(5회 우수상) 등이 해당 대회 출신이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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