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잠실=박연준 기자] “끝까지 긴장 풀지 않길 바란다.”
두산 좌익수 자리는 무주공산이다. 정해진 선수가 없다. 그때마다 달라진다. 두산 이승엽 감독(49)은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간다”고 단언했다. 이름값도, 이력도 통하지 않는다. 주전은 ‘당장의 실력'으로 정한다. 무한 경쟁이 펼쳐진 셈이다.

개막전 좌익수는 ‘새 얼굴’ 김민석이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33, OPS(출루율+장타율) 0.800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에 들어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9경기 타율 0.067로 급격히 주춤했다. 곧바로 2군행을 통보받았다.
자리를 이어받은 건 김인태다. 주로 대타로 흐름을 만든 그는 김민석을 대신해 좌익수로 나섰다. 0.380대 타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자리를 또 다른 이름이 파고들었다. 1군에 돌아온 조수행이다. 지난해 타율 0.265, 64도루. 도루왕 타이틀까지 거머쥔 빠른 발이 무기다. 4월부터 1군에 합류했다. 타격감이 올라오지 못했다. 시즌 타율 2할 초반에 머문다. 그 대신 주루와 수비에서 역동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이 감독은 “조수행의 타격감이 주춤하지만, 볼넷으로 출루하고 배터리를 흔드는 주루 플레이가 있다”며 “최근 우리 팀에 없었던 역동적인 야구”라고 말했다.
이어 “두산 야구는 원래 그런 거다. 타격이 안 되면 다른 쪽에서 팀에 공헌해야 한다. 모든 선수가 이런 자세를 갖추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수행 역시 ‘주전’ 확정이 아니다. 중견수 정수빈, 우익수 제이크 케이브만 고정으로 출전한다. 이 외에 모든 외야 선수가 ‘좌익수’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시즌 내내 ‘살아남는 자’의 몫인 셈이다.

이 감독은 “김민석이 개막전 선발로 나섰으나, 개막 후 타격감이 좋지 못했다. 지금은 조수행이 나가고 있지만, 주전 좌익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144경기를 치른다. 모두가 끝까지 경쟁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결국 ‘경쟁자’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선다. 자리를 꿰차고 싶다면,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른 포지션도 마찬가지다. 더 잘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가 주전이 된다. 이 감독은 “주전이 확정된 자리는 몇 안 된다. 언제나 항상 끝까지 긴장을 풀지 말라”고 강조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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