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춘천=장강훈 기자]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10억원)이 드디어 ‘친구’를 만났다. 반가운 조우는 단 이틀로 끝났지만, 헤어짐은 또다른 만남을 기약하기 마련이다.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은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2005년 ‘동부화재 프로미배 제48회 KPGA선수권 대회’가 그 시초다. DB손해보험은 20년간 KPGA투어를 후원해 올해 이른바 ‘성인식’으로 시즌 출발을 알렸다.

KPGA투어에서 여섯 번째로 오래된 대회에 동갑내기 친구가 출전했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와 영건스 매치플레이에서 우승을 따낸 ‘국가대표’ 최준희(20·한체대)가 그 주인공. 2023년 국내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낸 최준희는 초청선수 자격으로 KPGA투어 시즌 개막전에 당당히 출전했다.

첫날 1언더파 70타를 적어 ‘준비된 루키’라는 사실을 증명했지만, 18일 치른 2라운드에서는 버디 2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 등으로 3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3오버파 145타로 아쉽게 컷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대회 컷오프는 2오버파였다.

2005년 6월생이어서 하반기면 프로로 전향할 수 있다. 프로 전향을 앞두고 ‘친구’에게 예방주사를 확실히 맞은 셈이다. 최준희는 “코스 상태도 좋고, 이런 코스에서 경기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아마추어 대회와 코스 세팅이 달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린스피드도 그렇고, 확실히 프로대회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컷오프당해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대회는 그린스피드가 3.7스팀프미터에 이르는 등 난도 높은 코스 세팅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 쟁쟁한 프로 선수들도 스코어를 줄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린이…. 어휴”라는 소리가 대회장 곳곳에서 들릴 정도다.

올해뿐만이 아니다.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은 우승트로피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단독주간으로 치른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3차례(2020년은 코로나19로 미개최)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선수가 없다. 강경남 허인회 맹동섭 박상현 등 베테랑뿐만 아니라 문도엽 고군택 윤상필 등 영건에게도 기회의 문은 열려있지만, 연패는 고사하고 두 번째 우승트로피도 허용하지 않았다.

프로 입문을 앞둔 최준희에게는 그래서 더 동기부여가 된다. 자신이 태어난 해에 DB손해보험도 KPGA투어 후원사로 탄생했으니 출전을 넘어 우승자로 대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최준희는 “이번 대회는 아쉽게 끝났지만, 프로가 돼 다시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 출전한다면, 좋은 친구 사이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웃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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